1956년 출범 이후 해산했다가 1991년 재소집으로 올해 부활 35주년을 맞이한 경기도의회가 ‘일하는 민생의회’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2022년 출범한 11대 경기도의회는 전체 156석을 여야가 78석씩 나눠 갖는 사상 초유의 여야 동수로 시작하면서 충돌과 잡음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소통을 통한 조례 실효성과 정책 현장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방자치의 실험과 도전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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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된 조례로 재점검, 정담회로 신규 지역 현안 발굴
대표적인 정책이 ‘조례시행추진관리단(관리단)’이다. 여야 도의원 8명으로 구성된 관리단은 제정된 조례가 현장에서 주민의 삶을 바꿔가고 있는지 살피고, 취지에 맞게 집행부가 정책이나 예산을 반영하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법제 과장이 간사를 맡아 실무적인 점검이 필요한 부분을 돕는다.
관리단은 회의를 통해 관리대상으로 결정된 조례의 실태를 진단한 뒤 개선하거나 개선을 권고한다. 해당 조례를 통해 만들어진 민생 사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자리 잡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실제로 관리단 소속 의원들은 지난해 9월엔 화성시 동탄구에 있는 치동중학교를 직접 찾아 ‘경기도교육청 안전한 급식실 환경 조성 및 지원 조례’가 잘 시행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당시 학교 급식 관계자들은 ▶폭염 속 근무환경 개선 ▶조리 실무사 인력 부족 등을 건의했다고 한다. 의원들은 현장 의견을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11대 경기도의회에서 발의된 제정·개정 조례(2022년 10월~2025년 7월 기준)는 총 361건. 지금까지 3차 진단을 통해 97건을 미흡 대상 조례로 선정해 재진단했다. 제정된 조례를 재점검해 실효성을 높인 건 경기도의회가 처음이다.
현장의 민생 과제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의정정책추진단도 경기도의회의 특색사업 중 하나다. 각 시·군별 정담회를 통해 민생·교육 현안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찾는다. 현재까지 도내 31개 시군 중 23곳에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교통부터 문화·복지 등 다양한 지역 현안이 발굴됐다.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민주당·시흥3)은 “경기도는 전국 최대의 지방자치단체인 만큼 지역마다 현안도 차이가 크고, 매우 다양하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의정정책추진단’을 통해 지역 현안을 청취하고, 조례시행추진관리단 운영으로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등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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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강화 위해 의정국…자치분권 추진 기구도 설립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7월 의회 사무처 내에 의정국을 신설했다. 효율적인 사무 처리와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다.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의 상징인 3급 직제(의정국장)를 신설하고, 기존 ‘담당관’ 체계를 폐지하고 ‘의정국’ 중심의 과(課) 단위 체계로 조직을 재편했다. 공간정보화과, 교류협력팀 등도 신설해 의정지원 역량을 키웠다. 의회의 연구·교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경기의정연구원과 의정연수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의정연수원의 경우 2030년 개원을 목표로 연천군에 설립한다.
경기도의회는 국회의 입법 논의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치분권 확대·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지방의회의 독립·자율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마련에 나섰다. ‘자치분권발전위원회’는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조례에 근거해 설치된 자치분권 추진 기구다. 지난 10대 의회에서 한시 기구로 운영되다 11대 의회에선 상설기구로 자리 잡았다. 자치분권·총무행정·인사행정·재정분권 등 4개의 분과위원회를 두고, 분야별 논의를 통해 의회 스스로 제도개선이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또 도의회 주관으로 ‘지방의회 역량 강화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고 지난해 7월에는 지방의회법의 국회 의결을 촉구하는 결의 대회도 진행했다. 같은 해 11월엔 자치분권의 필요성을 도민과 공유하기 위해 ‘자치분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김 의장은 “이런 노력을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는,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도민이 주인이 되는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