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대구·경북 및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안은 지역 내 반발과 여야 합의 불발로 보류됐다. 6월 지방선거 전 대구·경북 및 대전·충남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광주·전남 통합법안만 거수로 표결 처리했다. 행정통합 특례 근거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국민투표법 개정안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여권 주도로 처리됐다.해당 법안들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행정 통합 법안은 새로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서울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재정 지원과 교육·행정 분야 자치권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광주·전남 통합 법안에는 조선 산업 중점 지원과 민주 시민 교육 진흥 특례가 포함됐다.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 선거를 거쳐 7월 통합특별시가 출범한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시·도 통합은 주민 지지가 필요하다”며 “대전·충남 통합은 애초 찬성했던 시·도지사가 반대하고 있고, 대구·경북도 대구시의회가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상황에 대한 의견을 더 듣고 추후 논의하겠다”며 “국민의힘이 의견을 주시면 좋은데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 무산의 책임을 야당 탓으로 돌렸다.
민주당 법사위원들도 회의장에서 “국민의힘 때문에 통합이 무산됐다”고 소리쳤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을 들러리로 세운 날치기 법안 처리”라고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전남과 비교해 대전·충남 통합에 차별적인 부분이 있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지역 주민 의견 수렴 없이 민주당이 일방 독재를 하듯 행정 통합을 졸속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사정통합 논의는 윤석열 정권, 국민의힘에서 더 적극 추진했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이날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안만 먼저 다룬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대전·충남 통합 법안은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을 비롯 당 차원에서도 반대하고 있지만 대구·경북 통합은 양상이 다소 달랐기 때문이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광주·전남과 비교해 지원 형평성이 어긋난다”면서도 원칙적으로는 행정 통합에 찬성해왔다. 실제 지난 12일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TK 의원들은 “죽이라도 먹어야지 찰밥을 안 준다고 내팽개치는 게 말이 되느냐(주호영 의원)”거나 “이재명 정부가 제시하는 지원책도 굉장히 파격적(권영진 의원)”이라며 통합에 찬성했었다.
야권 관계자는 “여당이 대구·경북 통합 카드를 대전·충남 통합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24일 법사위에서는 내란·외환 범죄의 경우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안 처리도 보류됐다. 추 위원장은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사면 금지법에 대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대통령실과 법무부의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법사위 소위를 통과한 사면법 개정안은 내란·외환죄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금지하되, 국회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가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단서 조항을 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국회 동의 조항의 위헌 시비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