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지난 19일부터 진행 중인 노동당 9차 당 대회에서 노동당 부장(장관급)으로 승진하고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복귀했다. 김여정의 정치적인 위상이 높아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향후 대미·대남 정책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24일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1차 전원회의 확대 회의를 열어 정치국 상무위원회, 정치국, 비서국, 전문부서 부장을 새로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공개한 공보문의 중앙위 부장 명단에는 김여정이 포함됐다. 차관급인 부부장에서 부장으로 올라선 것이다. 다만 신문은 그가 어떤 부서의 부장을 맡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여정은 당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권력기구인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여정은 2020년까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이었지만 2021년 열린 8차 당 대회에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옮기면서 후보위원에서 탈락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이 북한의 대미·대남 정책을 전담 지휘하는 (신설) 전문 부서의 수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당 대회가 사상을 강조한 만큼 향후 김여정이 당의 이데올로기와 선전선동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군에서는 정경택 총정치국장(인민군 상장)이 정치국 위원과 비서국, 부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군의 핵심 직책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맡았다. 총정치국장에는 이번 인사에서 정치국 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에 이름을 올린 김성기(인민군 중장)를 기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당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조직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일환 당비서와 김재룡 당 규율조사부장이 새로 이름을 올리면서 김정은·조용원·박태성·김재룡·이일환 5인 체제로 구성됐다. 내각총리 출신인 김재룡은 당 조직을 운영하는 조직비서와 조직지도부장을 겸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일환 당 비서는 선전선동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 관련 인사를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시키지 않은 건 ‘당 중심의 통치 체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짚었다.
김정은은 전날 ‘9차 당 대회에서 한 결론’에서 민생경제에 주력하겠단 의지를 드러내는 등 대내 메시지 발신에 주력했다. “지난 5년간의 투쟁이 그러하였던 것처럼 새로 시작되는 5년간의 투쟁도 역시 전적으로 우리의 주체적 역량, 우리 인민의 위대한 힘에 의거할 것”이라면서다.
그는 또 “3대(사상, 기술, 문화) 혁명을 힘있게 벌려야 한다”며 “특히 일군들과 근로자들을 혁명화, 노동 계급화하기 위한 사상혁명을 심화시키는 것이 절박한 과제”라고도 강조했다. 이는 외부문화 유입으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상 교육으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국가 발전을 추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사업총화 보고와 토론, 결론까지 9차 당 대회가 진행된 5일 동안 특별한 대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분야별로 향후 5년간의 목표와 계획을 구체적으로 토의하고 있는 만큼 추후 공개될 9차 당 대회 최종 결정서에 대외 부문, 군사 및 군수 부문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