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웬사 "트럼프, 배신자이거나 탁월한 지도자이거나"
트럼프 대러정책에 "러시아 핵무기 사용 막기 위한 전략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리켜 "배신자이거나, 탁월한 지도자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주년을 앞두고 AFP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정책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하수인, 간단히 말해 '배신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매우 지능적인 정치적 리더일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배척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와 함께했다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결국 핵무기 사용 외에는 대안이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몰아세우지 않고 '친구'인 척하면서 시간을 버는 한편, 유럽이 미국 없이도 러시아에 맞설 힘을 기르도록 압박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굉장히 영리하고 교활한 게임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둘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며 "만약 그가 똑똑한 쪽이라면 노벨평화상을 받겠지만, 배신자라면 그럴 자격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바웬사 전 대통령은 최근 미국에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만났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그는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넘기고 싶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너무 서둘렀다'는 취지로 충고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폴란드 대통령 재임 당시 우크라이나와 함께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려다 실패한 것과 관련, "더 빨리 행동했어야 하는데(그러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지금 국제사회는 온 힘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러시아가 이대로 우크라이나를 정복한다면 미국은 영원히 패배하고, 우리는 중국어와 러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공산정권에 맞서 1980년대 자유연대노조 운동을 이끌었던 바웬사는 폴란드 민주화에 대한 공로로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후 민주 선거를 거쳐 1990~1995년 폴란드 대통령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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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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