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한국 영화 '휴민트'와 '왕과 사는 남자'가 쌍끌이 투톱 흥행으로 병오년 새해 한국 영화의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설 연휴 대목을 앞두고 개봉한 '휴민트', '왕과 사는 남자'는 부진을 거듭하던 한국 영화계에 단비 같은 흥행 소식을 전해주며, 동시에 관객들의 발길이 뜸하던 극장가도 활기를 띠게 만들었다.
먼저 '휴민트'(감독 류승완,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톱스타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고, 2013년 개봉해 700만 명을 돌파한 류승완 감독의 흥행작 '베를린'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다.
'휴민트'는 개봉 하루 전날 예매율이 40%에 육박했고, 올해 개봉작 중 최고 예매량인 19만 장을 돌파해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장르는 첩보 액션물을 지향하면서 박정민-신세경의 애틋한 멜로 정서가 더해져 남녀 관객 모두를 사로잡았다. 실제로 영화를 접한 관객들 사이에는 "멜로의 여운이 짙다"는 평이 쏟아졌다.
[사진]OSEN DB.
현재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휴민트'는 누적관객수 160만 명을 넘어서 200만을 향해 순항 중이다. '왕과 사는 남자'와 함께 쌍끌이 흥행에 성공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무엇보다 류승완 감독은 팬데믹 이후 어려운 시장에서도 '모가디슈'(2021), '밀수'(2023), '베테랑2'(2024)까지 꾸준히 영화를 내놓고 있는데, 이번에도 '휴민트'로 역량을 입증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이다. '설 연휴와 사극', 그리고 한번도 다루지 않았던 단종의 숨겨진 스토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발휘돼 개봉 20일째인 지난 23일 누적 6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수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사극 영화 '왕의 남자'(29일)와 '사도'(26일)의 600만 돌파 시점을 앞선 기록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동일한 흥행 속도다. 11일 연속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왕과 사는 남자'는 2026년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하며 조심스럽게 천만도 예상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은 "천만이 될 리가 없지만, 만약에 된다면 일단 전화번호를 바꾸고 개명하고 성형을 할 거다. 아무도 날 못 알아보게"라며 "어디 다른 곳으로 귀화할까 생각 중이다. 날 안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트를 살까 생각하고 있다. 선상파티를 할 것"이라고 공약을 걸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는 지난해 설과 비교해 일평균 관객 수가 약 58%나 증가했고, 한국 영화 점유율이 90%를 넘어섰다. '휴민트', '왕사남' 등의 흥행에 힘입어 한국 영화가 모처럼 숨통이 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