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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청주시장, 오송참사 재판서 혐의 거듭 부인…책임 주체 놓고 공방 본격화

중앙일보

2026.02.24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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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청주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오송참사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14명이 숨진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상시민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기관 최고 책임자들이 첫 공판에서 책임을 부인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24일 청주지법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범석 청주시장 측은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강 제방 관리 권한은 환경부 장관에게 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시장 측 변호인은 “하천법상 청주시가 위임받은 유지·보수 업무는 준공 이후 시설물에 대한 사후적 관리에 한정된다”며 “사고 당시 제방은 환경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공사 구간에 포함돼 있어 청주시에 관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공사 중인 하천 구간의 경영책임자는 환경부 장관 또는 시공사라는 취지의 설명을 반복해 왔다”며 “이 같은 지침은 지자체가 의존할 수밖에 없는 업무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범석 청주시장이 24일 오후 충북 청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시장 측은 “설령 청주시가 일정 부분 하천 안전관리 의무를 부담한다 하더라도, 시 공무원들은 소관 범위 내에서 합리적 조치를 다했다”며 “시의 주의의무 이행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환경부 지침 등을 담은 PPT 자료도 제시됐다. 반면 이상래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측은 하천시설물 관리 책임이 청주시에 있다고 맞섰다.

이 전 청장 측 변호인은 “행복청은 하천 점용허가를 받은 주체일 뿐, 시설물의 실질적 관리·운영 책임 기관으로 볼 수 없다”며 “점용허가 취소나 과징금 부과 권한과 시설 관리 책임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천시설물 관리 책임은 법 체계상 지자체에 있다”며 책임 주체를 청주시로 돌렸다. 이 전 청장 측은 아울러 대형참사에 대한 수사 개시권이 없는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진행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도 폈다. 앞서 이 전 청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바 있다.

시공사 대표 A씨 측 역시 “시공사는 도로 확장 공사를 수행했을 뿐 제방 공사와는 무관하다”며 “제방 관리 책임을 시공사에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각 기관 최고 책임자의 안전 확보 의무를 지나치게 축소하면 결과적 책임만 남게 된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해 예방 조치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음 공판은 4월 28일 열린다.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 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붕괴되면서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현재 이범석 시장과 이상래 전 청장 등 관계 기관 책임자 43명과 법인 2곳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시장과 이 전 청장 등 3명은 중대재해처벌법상시민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국내 첫 사례다.



박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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