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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찍는 이유? 클래식 아름다움 알리기 위해서죠

중앙일보

2026.02.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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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며 바이올린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장진영 기자
토크쇼 ‘라디오 스타’, 다큐멘터리 예능 ‘나 혼자 산다’, 노래 서바이벌 ‘복면가왕’(이상 MBC), 오디션 프로 ‘우리들의 발라드’(SBS), 요리 예능 ‘차가네’(tvN)…. 대세 예능 프로에 연이어 출연하는 클래식 연주자가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35). 전업(轉業)이 의심될 법도 하지만, 방송 출연보다 연주 스케줄이 훨씬 더 빡빡하다.

지난해에만 총 36회의 공연 스케줄을 소화한 그는 다음달 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마티네 콘서트 ‘마이 페이보릿 송즈’로 다시 클래식 관객을 찾는다. 이후 곧장 미국으로 날아가 9일(현지 시간)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서고, 오는 6월엔 데뷔 10주년 기념 공연도 연다.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난 그는 “어제도 8시간 연습했다”고 말했다. 펼쳐 보이는 그의 손가락 끝이 굳은살로 뭉툭했다.


Q : 예능을 꾸준히 한다.
A :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나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클래식 연주자로 예능에 출연하는 사람이 없어서 뭐든 다 배워가며 해야 한다. (이런 모습이) 좋은 의미로 ‘블랙 십(Black sheep·하얀 양 속에 검은 양을 가리키는 말, 천덕꾸러기 혹은 개성 있는 존재)’ 같기도 하다. 실제로 양띠이기도 하고.(웃음)”


Q : 도대체 언제 연습하나.
A :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차가네’ 해외 촬영할 때도 아침 7시에 일어나 혼자 세시간씩 연습했다. 매일 연습 못할 거면 예능 찍으면 안 된다.”


Q : 쉴 땐 뭐하나.
A : “요즘엔 곡을 쓴다. 틈틈이 멜로디 떠오르면 핸드폰으로 녹음해둔다. 얼마 전엔 그렇게 녹음한 걸 ‘우리들의 발라드’ 하면서 만난 ‘크러쉬’에게 보내줬더니 정말 멋있는 MR를 완성해서 보내주더라.”

대니 구가 ‘핑크퐁 클래식 나라’ 무대에 선 모습. [사진 유튜브 캡처]
미국에서 태어나 줄곧 성장한 대니 구는 6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다. 그러나 업으로 음악을 선택한 건 대학 입시 원서 제출을 두 달 여 앞두고서였다. “원래는 드라마 ‘하얀 거탑’을 보며 의사를 꿈꿨는데, 고 3 때 스펙 쌓으러 간 예체능 캠프에서 음악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두 달 여 연습 끝에 미국 보스턴의 명문 음악학교 뉴잉글랜드 음악원에 입학했다.


Q : 한국엔 언제 왔나.
A : “2016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디토’ 앙상블 객원 멤버로 참여한 이후 꾸준히 한국 활동을 늘렸다. 2021년엔 아예 한국으로 이사했다. 하필 팬데믹으로 모든 공연이 끊겼을 때였다.”


Q : 그래서 ‘슈퍼밴드2’(2021, JTBC)에 출연했나.
A : “연주가 너무 하고 싶었다. 주변에 음악을 그래도 꾸준히 하는 친구들 보니 대부분 방송 출연 경험이 있더라.”


Q : ‘핑크퐁 클래식 나라’ 공연은 7년(2018~2025)이나 했다.
A : “어떤 율동들은 정말 ‘현타’가 온다. 일부러 관객과 눈 안 마주치고 춤을 춘다.(웃음) 그래도 보람차다. 얼마 전 한 연주회를 끝내고 사인회를 했는데 다들 어렸을 때 핑크퐁 공연 봤단 얘길 해주시더라.”

대니 구에겐 오래된 목표가 있다. 어려운 형편에 음악 하는 친구들을 위해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일종의 “책임감”까지 있다고 말했다.


Q : 왜 학교인가.
A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감사하게도, 내 지인들이 한국의 ‘파워 포지션’에 가고 있다. 이들을 한데 모아줄 사람이 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멀지 않은 미래일 수도 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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