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사설] 빠르게 사라지는 청년 일자리, 대응은 굼뜨다

중앙일보

2026.02.24 07:2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증시는 연일 활황이고, 수출도 매달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훈풍에도 갈수록 냉골이 돼가는 지표가 있다. 바로 청년 일자리다.

국가데이터처가 24일 발표한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20대 이하의 일자리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만7000개가 줄었다. 전체 일자리가 13만9000개 늘어난 것과는 대비된다. 20대 이하의 일자리는 12분기 연속으로 줄고 있다. 이처럼 청년층에 집중된 일자리 한파는 앞서 나온 지표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올 1월 기준 15세 이상 고용률은 61%로 역대 가장 높았지만, 청년층(15~29세)만 떼어놓고 보면 43.6%에 그쳤다. 코로나19 충격이 닥쳤던 2021년 이후 최저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속도는 인구 감소 속도보다 빠르다. 1월 기준 20대 인구는 전년 대비 3.5% 줄었지만 20대 임금 근로자의 감소 폭은 5.5%에 달했다. 특히 안정적인 일자리로 여겨지는 상용직의 감소 폭은 7.9%로 더 컸다.

이쯤 되면 청년 취업난이 단순히 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 대신 수시·경력직 채용으로 돌아선 지는 꽤 오래다. 경직된 고용구조에 사람 쓰는 비용이 늘고, 산업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쟁력 없는 교육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최근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도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구직 의지까지 꺾인 ‘쉬었음’ 청년이 70만 명을 넘어서고, 한국판 ‘잃어버린 세대’의 출현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문제가 구조적이라면 처방도 구조적이어야 한다.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모아 채용 확대를 주문하는 것만으론 해결이 어렵다. 무엇보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강화하는 각종 규제를 걷어내기는커녕 늘려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정책 기조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고용 안정성도 중요한데, 전체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고용 유연성에 대해서도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의 핵심이 뭔지 안다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청년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