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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 언론도 한국 증시 걱정…‘빚투’ 경고에도 귀기울여야

중앙일보

2026.02.24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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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아찔한 속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불과 14개월 만에 148% 치솟은 코스피 지수는 어제도 2.11% 오르며 5969.64로 장을 마감했다. 금세 6000을 돌파할 기세다. 그만큼 언제 주가가 출렁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경고음이 꼬리를 무는 이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어제 한국의 ‘개미’들 사이에 달아오르는 증시에서 ‘나만 소외된다’는 포모(FOMO) 심리가 확산하며 앞다퉈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고 경고음을 냈다. 증시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한국은행도 전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미 관세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 부각 등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등을 켰다. 지난해 11월 블룸버그도 “한국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매수가 급증하며 변동성이 심화하고 있다”고 비상벨을 울렸다.

이 같은 경고가 주가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예단하는 것은 아니다. 한은은 “향후 주가는 정부 정책 추진, 반도체 산업 실적 호조 기대 등을 고려할 때 기조적 하락 전환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FT 역시 주가 자체를 전망하지는 않았다. 넘치는 글로벌 유동성과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주가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는 빚투 양상이다. FT는 증권 계좌가 1억 개로 불어나 인구의 두 배가 됐으며, 증권사의 신용 융자 잔액이 31조원에 달하고, 투자자 예탁금이 110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실제로 변동성이 커지며 최근 대형주가 4~5%씩 널뛰는 날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주가 띄우기에만 몰두한다는 점이다. 한국 증시가 제값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정부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한도를 늘린 데 이어 신규 자사주 1년 내 소각 의무화(3차 상법 개정안)와 국내복귀계좌(RIA) 세제 혜택까지 내놓는 상황 속에 빚투가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여력이 소진된 증권사는 투자 관련 대출 중단에 나설 만큼 과열 양상이다. 정부가 증시 부양에 집착해 빚투 양상을 방관하면 증시의 리스크는 커지는 법이다. 정부는 시장에서 울리는 빚투 경고음을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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