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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안 상정…필리버스터 맞불

중앙일보

2026.02.2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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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4일 또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수렁에 빠졌다. 22대 국회에서만 벌써 22번째 필리버스터 대치로 21대(5회)와 20대(2회) 국회 때의 기록을 압도하는 횟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3차 상법 개정안 상정을 시작으로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다음 달 3일까지 쟁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7박8일 필리버스터로 맞불을 놨다. 상법 개정안과 이른바 ‘사법 개혁 3법’(법 왜곡죄법, 재판소원제법, 대법관 증원법) 등을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 하자 국민의힘이 반발하며 갈등이 고조된 것이다. 대치 정국이 길어지면 다음 달 9일 이전 처리를 목표로 잡은 대미투자특별법 심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본회의는 공천 헌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로 시작됐다. 강 의원은 표결에 앞서 “1억원은 제 정치 생명을, 인생을 걸 어떠한 가치도 없다”며 “처신은 미숙했고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만족감에 ‘패션 정치’를 했던 저 자신을 고백한다. 제 수준을 몰랐다. 사죄드린다”고 했다.

강 의원이 읍소했지만 허사였다. 재적 의원 296명 중 263명이 표결해 찬성 164표, 반대 87표, 기권 3표, 무효 9표로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반대했지만 가결엔 문제가 없었다. 강 의원은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게 됐다.

문제는 그 뒤부터였다. 국민의힘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자 윤한홍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대통령 “충남·대전 통합, 일방 강행할 순 없어”

본회의 직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행정 통합 특별법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민주당 주도로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안은 의결했지만 대구·경북 및 충남·대전 통합 특별법안은 보류됐다. 민주당은 행정 통합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충남·대전은 시민 찬성 여론이 높지 않고 대구시의회가 (대구·경북) 통합 추진을 하지 말아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전남·광주를 먼저 통합하고,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국회 본관 앞에서 ‘충남·대전 졸속 통합 반대 집회’를 열었다. 성일종 의원은 “당초 제가 발의한 국민의힘 당론 법안은 이번 (법사위) 심사에서 철저하게 외면됐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주호영 의원은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짓밟고 균형 발전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폭거”라고 법사위 처리 무산에 반발했다. 국민의힘 대구 의원들은 이날 “특별법 처리에 당 지도부가 책임있게 나서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천년의 역사를 가진 행정구역 통합을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는 없다”며 “야당과 시·도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지 말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직접 요청한 충남·대전 통합 무산… 靑, 민주당에 부글’이란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100%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해당 지역이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정치권도 대체로 동의해야 통합할 수 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 후인 25일 오후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종료할 수 있다’는 국회법 규정을 근거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킨 뒤 상법 개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여성국.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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