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 남아공 주재 美대사, 지명 1년만에 부임
친이스라엘 보수 평론가…유화 메시지에 양국관계 개선 기대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대사가 지명된 지 거의 1년 만에 현지에 부임했다.
레오 브렌트 보젤 3세(70) 주남아공 미국대사는 23일(현지시간) 남아공 외무부를 방문해 신임장 제정을 위해 사본을 제출했다고 뉴스24 등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4월께 신임장 제정식을 열 것으로 전해졌다.
보젤 3세는 친이스라엘 성향의 보수 평론가로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주남아공 대사로 지명했다.
그는 미디어리서치센터(MRC), 학부모텔레비전위원회 등 보수 미디어 단체의 설립자이자 노골적인 이스라엘 지지자로 유명하다.
그의 아들인 보젤 4세는 2021년 1월 6일 미국 연방의회 폭동에 가담해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보젤 대사 지명은 2024년 말 남아공 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이유로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고, 이듬해 3월 미국 정부가 주미 남아공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하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와중에 이뤄졌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백악관을 방문한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남아공 내 백인 집단학살 의혹을 제기하고 작년 연말 남아공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보이콧했다. 또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남아공을 초청하지 않기로 하는 등 양국관계는 좀처럼 개선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보젤 대사 부임이 양국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상원 인준 과정에서 남아공이 이스라엘에 대한 ICJ 제소를 취하하도록 하고 남아공 내 백인 농부들이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 부임 직후에는 남아공에 다소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며 관계 회복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보젤 대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과 글을 통해 "우리가 시련을 겪고 있고 몇몇은 심각하기도 하지만, 튼튼한 관계는 시련의 무게보다는 공동의 목적에 기초해 구축된다"며 "양국은 협력을 통해 엄청난 성장과 안정,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약속의 순간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젤 대사는 500여개 미국 기업이 남아공에 투자하고 있고 수천명의 미국인이 이곳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있다며 "자유와 공정, 법치주의라는 공동의 가치가 앞길을 밝혀주는 가운데 이해관계를 조절하며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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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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