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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화자찬 국정연설 "지금이 美 황금기…1년 만에 변혁"

중앙일보

2026.02.24 18:25 2026.02.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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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이 어느 때보다 더 크고 훌륭하고 부유하고 강해져서 돌아왔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더 나아지고 또 나아질 것이다. 지금이 바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연방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우리는 5개월 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정표인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건국 250주년의 미국 : 강하고 번영하며 존경받는 국가’라는 주제의 이번 국정연설에서 “1년 전 저는 정체된 경제, 사상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 활짝 열린 국경, 군대와 경찰의 심각한 인력 부족, 만연한 범죄, 전 세계적인 전쟁과 혼란 속에 위기에 처한 나라를 물려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불과 1년 만에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변혁을 이뤘고 시대를 초월한 전환을 이뤄냈다”고 지난 1년의 국정 성과를 자평했다. 이어 “우리의 적들은 두려워하고 있다”며 “군대와 경찰은 완벽하게 준비돼 있고, 미국은 다시 존중받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존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초반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추진한 경제ㆍ반이민 정책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 집중됐다. 그는 먼저 “지난 (정부) 4년간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나들었지만 우리는 이제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국경을 확보했다”며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치명적인 펜타닐(일명 ‘좀비 마약’) 흐름은 1년 만에 사상 최대인 56%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미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했지만 우리 행정부는 12개월 만에 근원 인플레이션을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렸고, 지난해 4분기에는 1.7%까지 떨어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정부에서 갤런당 6달러 이상이던 휘발유 가격이 지금은 대부분의 주에서 2.3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빠르게 하락 중이며, 주식 시장은 2024년 11월 대선 이후 53번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홍보하며 “이런 모든 이유로 저는 오늘 밤 선언한다. 우리 나라는 지금 강력하다”고 말했다.



“관세 유지…훨씬 강력하게 이어질 것”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최근 연방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관세 정책을 흔들림 없이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세로 수천억 달러를 확보해 미국에 경제적으로, 국가안보 측면에서 훌륭한 합의를 성사시켰고 엄청난 돈을 벌었다”며 “인플레이션은 없었고, 엄청난 성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나온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을 두고는 “매우 유감스러운 판결”이라고 거듭 비난하며 “하지만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이미 체결한 (무역) 합의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관세 수익은) 완전히 승인되고 검증된 대체 법적 규정에 따라 유지될 것”이라며 무역법 122조·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 대체 수단을 동원한 관세 정책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해결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외국이 부담하는 관세는 소득세 제도를 대체하여 국민의 막대한 재정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쪽)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JD 밴스 부통령(뒷줄 왼쪽)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핵 절대 불허…미군 지구상 가장 강력”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선 ‘힘을 통한 평화’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최근 군사력을 결집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란 문제와 관련해 “미군은 지난해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이란 영토를 공격해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을 파괴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다시 사악한 야망을 추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저는 외교를 통한 이 문제의 해결을 선호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저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달 3일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투입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을 거론하며 “세계 군사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화려한 군사적 역량과 위력을 보여주는 작전을 수행했다. 누구도 본 적 없는 작전이었다”고 극찬했다. “외국 지도자들이 저에게 전화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100세 맞은 한국전 참전용사에 ‘의회명예훈장’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도중 한국전 참전 용사인 예비역 대령 로이스 윌리엄스에게 의회 명예 훈장을 수여했다. 1952년 겨울 비행 중 구소련 전투기 7대의 기습을 받은 해군 전투기 조종사 윌리엄스는 당시 수적 열세 속에 자신의 전투기에 263발의 총탄을 맞고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적기 4대를 격추하고 나머지 적기들도 파괴 직전까지 몰아붙이는 성과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100세 생일을 맞은 이 용감한 해군 대위는 마땅한 영예를 받게 된다”고 했고,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윌리엄스에게 훈장을 목에 걸어 주었다. 윌리엄스는 한국전 때 220회 이상의 공중전에 참여했고 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다.



野 “트럼프, 中에 굴복…러에 머리숙여”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는 국정연설 후 관례에 따라 이어진 야당 반박 연설에서 “우리는 대통령으로부터 진실을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무모한 무역정책 때문에 미국 가정마다 관세 비용으로 1700달러 이상을 부담해야 했다”며 “소기업들은 고통받았고 농민들은 매일 시장을 잃어가며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이 오늘 자신의 성과라고 이야기하는 동안 그는 계속해서 경제적 힘과 기술 우위를 러시아에 내주고, 중국에 굴복하며, 러시아 독재자에게 머리를 숙이고, 이란과의 전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정부효율부(DOGE)의 대량 해고와 가장 중요한 직책에 매우 무책임한 인물들을 임명함으로써 ‘선한 영향력’이라는 미국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출신으로 연방 하원의원 3선을 지낸 스팬버거 주지사는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승리해 버지니아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됐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안보 분야에 강점이 있는 중도 성향의 안정감 있는 인사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집권 2기 첫 국정연설

108분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집권 2기 첫 공식 국정연설이다. 국정연설은 미 대통령이 지난 1년간의 정치ㆍ경제ㆍ외교 분야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1년간 수행할 국정 운영 구상을 의회와 국민에 공표하는 자리다.

이날 국정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며 고전하고 상호관세가 최근 연방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가운데 열려 그가 난국 돌파를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다. 여기에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연일 고조되는 등 글로벌 경제·안보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팩트체크한 美언론 “거짓·과장 많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쪽)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는 동안 JD 밴스 부통령(뒷줄 왼쪽)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CNN·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실시간으로 팩트체크했다. 발언마다 거짓(false), 부정확(incorrect), 과장(exaggerate), 오해의 소지 있음(misleading), 맥락이 필요(needs context), 증거 부족(lacks evidence) 등의 범주로 판정했다.

미 언론들은 “외국이 부담하는 관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재정 부담을 줄여줄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거짓이라고 봤다. CNN은 “관세는 외국이 아닌 미국 수입업자들이 부담하며, 수입업자들은 종종 그 비용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위법이라고 판결함에 미국 기업들이 해당 관세를 납부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정부는 관세 납부 기업에 1000억 달러(약 143조원)가 넘는 금액을 환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12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18조 달러(약 2경 5700조원)가 넘는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발언도 틀렸다고 짚었다. NYT는 “18조 달러는 백악관이 집계한 투자금액(9조 7000억 달러)의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여기엔 광범위한 공약과 이전에 발표된 투자 프로젝트들이 포함돼 있다”며 “해당 금액의 절반 이상은 외국 정부의 비공식적인 투자 약속에서 비롯돼 전문가들은 이 약속이 비현실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나는 취임 후 10개월 동안 8개의 전쟁을 끝냈다”는 말에 대해선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가 일부 갈등을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해결하는 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8개라는 수치는 명백한 과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연설에서 해결했다고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간의 전쟁은 실제론 나일강 지류에 건설 중인 에티오피아의 대규모 댐 프로젝트를 둘러싼 외교 분쟁”이라며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 태국과 캄보디아 간 무력충돌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전 대통령)과 그의 부패한 의회 및 그 외 공범들에 의해 국경을 개방함에 따라 수백만 명이 교도소와 정신병원으로부터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1만1888명의 살인범도 왔다”고 한 것에 대해선 맥락이 필요하다고 봤다. NBC방송은 “바이든 행정부 동안 수백만 명의 이민자들이 교도소나 정신병원에서 왔다는 증거는 없다”며 “1만1888건의 살인범 주장도 1만3000명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살인범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붙잡혀 있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이를 전적으로 바이든 대통령 탓으로 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구.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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