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응급실 뺑뺑이' 막는다…중증환자는 광역상황실서 병원 선정

중앙일보

2026.02.24 20:22 2026.02.24 20: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정부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25일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대전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 앞에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정부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증 환자의 이송 병원을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직접 선정하는 내용의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은 25일 광주광역시와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에서 3월부터 5월까지 해당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의 핵심은 ▲지역별 이송 지침 구체화 ▲중증도에 따른 병원 선정 체계 확립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 강화다.

정부는 우선 시도별 응급환자 이송 지침을 중증도·상황별로 세분화해 개정하고, 병원·119구급대·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송영진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여러 주체가 관여하는 만큼 지침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사전 합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증은 광역상황실, 경증은 119가 즉시 이송


이송체계 혁신안에 따르면 119구급대는 중증환자(pre-KTAS 1~2등급) 발생 시 환자 정보를 광역응급의료상황실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실시간 공유한다. 이 중 심정지나 중증 외상 등 최중증 환자는 사전 지정 병원으로 즉시 이송된다.

그 외 중증환자의 경우 광역상황실이 환자 상태와 병원 수용 가능 여부, 중환자실·수술실 등 의료 자원 현황을 종합해 이송 병원을 결정한다. 만약 병원 선정이 지연될 경우에는 사전에 합의된 ‘우선 수용 병원’으로 먼저 이송한 뒤, 필요 시 119가 재이송을 전담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영국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자원이 여유 있어서가 아니라, 중증 환자가 최대한 빨리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반면 비교적 경증인 pre-KTAS 4~5등급 환자는 별도 수용 문의 없이 지침에 따라 곧바로 이송된다. 상태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3등급 환자는 사전 정보 공유와 수용 가능 여부 확인 절차를 거친다.



사법 리스크 우려엔 “관리 방안 마련”


일각에서 제기된 ‘이송 병원 강제 지정’과 의료진 사법 리스크 우려에 대해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응급환자 의료사고 책임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시범사업에 즉시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절단 수술(수지 접합), 분만 등 저빈도·고난도 질환의 경우 인접 시도 의료자원까지 고려해 상황별 이송 병원 목록을 정비할 방침이다.



정보 공유 체계도 강화


효율적 이송을 위해 119구급대, 병원, 광역상황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 간 정보 공유도 강화된다. 119구급대는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환자 정보 항목을 정비하고, 119구급스마트시스템을 통해 이를 실시간 전달한다. 병원별 의료 자원 현황도 상시 업데이트해 수용 가능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시범사업 성과를 분석하고, 올해 하반기 중 전국 확대를 위한 표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을 보완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추가 지정해 응급의료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응급환자를 적정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고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역별 여건에 맞는 이송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