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초대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 성과라며 자랑했다. 그러나 젠더 갈라치기라는 역풍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한국시간) 열린 국정 연설에서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드라마처럼 활용했다. 연설을 시작한 뒤 12분께 남자 하키가 연장 접전 끝에 캐나다에 꺾고 1980년 이후 처음으로 남자 하키 금메달을 딴 것을 언급한 뒤 “우리 조국은 다시 승리하고 있다. 너무 많이 이겨서 어찌할지 모를 정도”라고 성과를 과시했다. 이어 “우리는 또 이길 거다. 아주 크게, 더 크게 이길 거다. 그걸 증명하기 위해 온 국민을 자랑스럽게 만든 승자와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바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남자 하키 대표팀이다”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격정적인 소개에 맞춰 남자 하키 대표선수 17명이 ‘올림픽 스웨터’를 입고 국회의사당 회의장으로 입장했다. 선수들에게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USA’를 연호하는 소리가 더해지며 의사당의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골키퍼 코너 헐레벅에게 민간에게 수여되는 최고 훈장중 하나인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남자팀 우승 이틀 먼저 금메달을 딴 여자 대표팀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 여자 대표팀은 24일 “우리의 업적을 인정하고, 초대해 감사하다. 그러나 학업과 소속팀 일정으로 초대에 응할 수 없다”고 백악관의 초청을 사양했다.
22일 남자팀 우승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축하하고 있었던 선수단과 전화통화를 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자 대표팀을 의회 국정 연설에 초대하면서 여자 대표팀도 불러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아마 탄핵당할 것”이라는 농담을 던졌다. 온라인 영상을 보면 일부 남자 하키선수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 같은 발언은 “여자 대표팀의 성취를 비하한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는 역풍을 일으켰다. 연방 하원의 민주당 여성의원모임은 “여자 대표팀이 보여준 헌신은 대통령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남자 대표팀은 마이애미로 귀국한 뒤 축하파티를 하고 24일 오전 군용기를 타고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전체 선수단 25명 중 5명은 소속팀과 개인 일정을 이유로 워싱턴으로 가지 않았다. 의회연설에는 17명만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 대표팀도 언급하며 “곧 백악관에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주요 프로 스포츠 리그에서 우승한 팀을 백악관에 초대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몇몇 팀들이 백악관 방문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였던 2018년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우승한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백악관에 초대했으나 필라델피아 선수들 다수가 백악관 행사 참석을 거부하자, 백악관이 초대 자체를 취소했다. 지난해 4월에도 슈퍼볼 챔피언 필라델피아를 백악관에 초대했으며 이번에는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