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비해 많은 국내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전문가들이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을 모니터링하고 과도한 처방을 중재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25일 질병관리청은 ‘3차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을 발표했다. 한국은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이 여느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지난 2023년 기준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31.8 DID(인구 1000명당 하루 평균 사용량)로 OECD 평균인 19.5 DID보다 1.6배 높고, 주요 항생제 내성균인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의 경우 2023년 내성률이 45.2%로, 전 세계 평균 내성률(27.1%)보다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한 질병청의 대책은 항생제 사용을 적정하게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의료기관 내에서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사업(ASP)'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한다. 감염전문의와 전담 약사 등이 팀을 꾸려 항생제 처방을 모니터링하고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처방은 중재하는 사업이다.
현재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 중인 ASP 사업을 확대해 내년까지 301병상 이상 종합병원 전체(170개소)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지속한다. 이후 법 개정 등을 통해 의료기관 내 ASP 이행을 명시하고 본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한다. 지역별 선도병원을 지정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소병원의 ASP 도입을 지원한다. 감염 전문가가 부족한 의료기관에서는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다빈도질환 대상 항생제 사용 지침을 개발·보급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적정 처방이 이뤄지도록 한다.
비인체 분야인 농·축·수산 분야에서도 항생제 신중 사용을 위한 관리 강화를 추진한다. 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및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을 개선해 항생제 사용량을 산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기존 허가된 동물용 항생제에 대해서도 최신 과학 수준에 맞춘 안전성 및 유효성 재평가를 통해 효과성을 확인하고 사용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감염병 발생 자체를 줄여 항생제 사용 필요성을 낮춘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감염관리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지원한다.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 활동도 대책에 추가됐다. 국가예방접종 실시에 따른 집단면역 형성으로 예방효과 증대를 통해 항생제 사용감소를 유도할 계획이다. 축산 분야에서 돼지 유행성 설사병 등 소모성 질병에 대한 백신 사용 지침 제공 및 개발지원을 확대해, 질병발생 감소를 통해 농가의 항생제 의존도를 낮출 방침이다. 소·돼지·닭 등에 적용되고 있는 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를 양·오리 등 기타 축수산물 동물용의약품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