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작년 자살 사망자, 7% 감소한 1만3774명…자살률 3년만에 꺾였다

중앙일보

2026.02.24 21:47 2026.02.24 21:5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서울 마포대교에 놓여 있는 'SOS 생명의 전화'. 뉴스1
지난해 자살로 숨진 사람이 전년 대비 7.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인 자살률이 3년 만에 꺾인 셈이다. 여기엔 베르테르 효과(유명인 죽음에 동조하고 모방하는 경향)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77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2024년(1만4872명)보다 1098명 줄어든 수치로, 2023년(1만3978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한국 자살률은 2022년 10만명당 25.2명에서 2024년 29.1명까지 치솟았는데,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7.4%씩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0대(-14%) 청년층이 제일 많이 줄었고, 60대(-10.4%)·40대(-10.1%) 등의 감소율도 높았다. 다만 10대 이하(5.4%), 80대 이상(0.9%)에선 자살 사망자가 늘었다.

2024년은 자살로 숨진 사람 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자영업 등 경기 악화, 배우 이선균 씨 사망(2023년 12월) 등이 겹치면서 연초부터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지난해는 6·8·9월을 제외하면 모두 2024년 같은 달보다 자살 사망자가 적었다.
박경민 기자

여기엔 수년새 두드러졌던 베르테르 효과가 주춤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엔 배우 김새론 씨 등이 숨졌지만, 소셜 미디어나 언론을 통한 재확산이 적은 편이었다. 고(故) 이선균씨 사망(2023년) 직후 중장년 남성 등의 자살이 급증했던 것과 대비된다.

고독·우울감 등을 부추겼던 코로나19 여파가 사실상 사라진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자살예방협회장)는 "코로나19 같은 대형 재난 당시엔 다 같이 힘드니까 버티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유행이 약해진 2023~2024년엔 그간 참아왔던 어려움이 몰려오며 자살률이 올랐다"면서 "지난해엔 이러한 그늘이 옅어지면서 자살률도 주춤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자살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 챙긴 이슈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발표하고 자살 시도자·유족에 대한 '원스톱 지원', 지자체 '자살예방관 지정'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살률을 2034년 17명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다. 다만 가족 살해 후 자살, 청소년·노인 자살 등 위험 요인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동우 교수는 "자살 감소 추세를 이어가려면 정부가 자살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보건의료·정신건강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정우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고위험군 사례 관리 강화, 인공지능(AI) 활용 등을 통해 자살 예방 정책을 꾸준히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