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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근거부족"…美언론들, 트럼프 연설 실시간 팩트체크

연합뉴스

2026.02.2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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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세 허위주장…고용·투자유치도 수치 왜곡 관세는 지나친 미화…외교·이민정책도 다수 근거없는 과장
"거짓·근거부족"…美언론들, 트럼프 연설 실시간 팩트체크
경제성장세 허위주장…고용·투자유치도 수치 왜곡
관세는 지나친 미화…외교·이민정책도 다수 근거없는 과장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첫 국정연설도 진위 논란으로 얼룩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사당에서 한 연설의 대부분을 자기 정책 자화자찬에 할애했다.
AP통신, 워싱턴포스트, CNN,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력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상당 부분 틀렸거나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진위 논란이 가장 크게 불붙은 부분은 올해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변수로 거론되는 경제 분야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1년 만에 미국이 호황을 누리게 됐고 미국인 삶의 질도 개선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수치들은 실태에 맞아떨어지지 않거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침체한 경제와 함께 위기에 빠진 나라를 물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기의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당시 미국인들은 물가 상승 때문에 불만이 있었지만 경기는 침체(국내총생산의 감소)와 거리가 멀었다.
미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은 2.8%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첫해인 작년 2.2%보다 0.6% 포인트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득이 급격히 늘어나고 경제는 전례 없이 호황"이라고 주장했다.
실태를 보면 미국인의 2025년 실질소득은 전년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쳐 바이든 집권기인 2024년 2.2%보다 눈에 띄게 둔화했다.
경기, 고용과 직결되는 외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도 진위 논란이 뒤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18조 달러가 넘는 돈을 쏟아붓겠다는 약속을 확실히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확보했다고 홈페이지에 적시한 외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9조6천억 달러에 불과하다.
게다가 여기에는 바이든 행정부 때 유치한 투자액까지도 포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수치가 과장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미국인이 오늘날 노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고용 창출에 찬사를 보내는 말이었으나 근거로서 의미가 없는 말이라는 냉소를 불렀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늘면 노동인구도 덩달아 느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용정책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인구 내 취업자와 실업자의 비율을 따지는 게 바른 접근법이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4.3%로 나쁘지 않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말기인 작년 1월 4%보다 나빠졌다.
미국의 고용률은 2000년 4월 64.7%로 역대 최고점을 찍어 트럼프 행정부의 최신 기록이 지난달 59.8%보다 높다.
건축업에서 단시간에 일자리 7만개를 창출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업계의 작년 추산치 1만4천개와 큰 차이가 있었다.
외교정책에서도 바로 수치로 확인되지는 않지만 특유의 과장 때문에 지적받았다.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작년이 전 세계에서 전쟁 10개를 끝냈다고 주장했다.
열거된 전쟁을 따져보면 세르비아와 코소보 사이에는 교전이 아예 없었고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분쟁도 교전보다 갈등에 가까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휴전 등 실제 성과가 있지만 다수 사례가 개입도가 낮아 주장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위법 결정으로 위기에 몰린 고율 관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 과정에서 실태와 전혀 상관이 없이 관세 자체를 지나치게 미화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을 두고 "들어오는 돈이 나라를 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트럼프 행정부가 신규 관세로 거둬들일 수입을 10년간 3조 달러, 연간 3천억 달러 정도로 추산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분 4조7천억 달러, 작년 재정적자 1조7천800억 달러와 비교할 때 적은 금액이다.
점점 더 많은 유권자에게 비호감을 사는 이민 규제 강화와 관련해서도 해명이 진위 논란에 휘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합법 입국자,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을 떠받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언제나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그간 합법적으로 이주해오던 외국인들의 유입을 차단했다.
그는 취임 첫날 난민 프로그램을 중단했고 작년 10월에 재개했으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만 일부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과 관계없이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40개국 정도 국민의 미국 입국과 이주에 제한을 가하기도 했다.
부정선거 주장도 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신성한 미국 선거에서 투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며 "우리 선거에서 속임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시민권이 없는 이들이 법망을 뚫고 투표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부정선거는 극도로 드물다고 본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국정연설이 사실과 동떨어진 주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한 가지 사실은 백악관이 더는 연설을 사실에 입각한 방식으로 쓰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이 되풀이하기를 좋아하는 기록에 맞춰 연설을 쓰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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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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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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