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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재편 1호 승인…2ㆍ3호는 누가? 기업들 “우린 얼마나 줄이나” 계산 분주

중앙일보

2026.02.24 23:31 2026.02.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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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5일 서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열린 대산 1호 프로젝트의 신속이행을 위한 석유화학 사업재편승인기업 CEO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남수 HD현대케미칼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김 장관,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연합뉴스
지난해 8월 본격화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로드맵’이 첫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25일 산업통상부가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1월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3개월여 만에 승인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충남 대산 산단의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2·3호 프로젝트 당사자가 될 기업들의 계산기도 분주해지고 있다.

대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는 최대 2조원의 금융 지원으로 기존 대출의 영구채 전환과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 양사의 신설 통합법인 재무 개선에 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한다. 당초 논의보다 2000억원씩 늘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자구책을 마련하려 애썼고, 대산에서는 시작부터 범용 설비 감축과 스페셜티 전환, 정유사-석화사간 수직 결합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공감대가 있어 제안도 승인도 빨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정부 금융 지원안이 유연성있게 제시돼 재편안이 원만하게 이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학산업협회는 이날 "대산1호 프로젝트 승인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본격화되는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석화업계가 요구해온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번 지원 패키지에는 대산 석화단지를 분산 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분산에너지 사업자가 4~5% 저렴한 전기를 사업재편 기업에 공급하도록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HD현대ENF 발전소에서 전기와 스팀을 HD현대케미칼에 공급할 예정이었는데, 이 공급을 대산 산단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계획에 대해서는 “철강 등 다른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재편안 승인을 가장 빨리 받고 설비 감축 등에 돌입하는 만큼 여수·울산 등 다른 지역 산단 프로젝트도 빠르게 이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여수에서는 ‘LG화학-GS칼텍스’, ‘여천NCC-롯데케미칼’이 각각 사업재편안을 제출했고,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이 사업재편안을 제출한 상태다.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대 370만t의 감축 목표 중 대산이 110만t가량을 채웠지만, 대산만해서는 효과가 날 수 없는 구조”라며 “지역별로 골고루 감축해 반사이익을 보는 곳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끝까지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산업부는 “확실하게 노력하면 확실하게 지속가능한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어떤 기업도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여수와 울산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하면서, 기업들이 의지를 갖고 참여할 것을 강조한 셈이다.

전남 여수산단의 주요 석유화학 공장들이 파이프랙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여수=김수민 기자
산업부는 다음 프로젝트 승인 시점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한두 달 내 다른 소식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1호 프로젝트의 선례를 받아든 여수, 울산의 기업도 속내는 복잡하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처음부터 ‘우리가 마냥 도와주는 게 아니니 회사도 성의를 보여라’는 기조였고 빠른 진행을 바라는 분위기라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러 기업이 엮여 사업을 접는 문제도 있다보니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여수는 석화사들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않아 정부의 움직임에 동참할 유인이 있지만, 울산은 3사 입장이 크게 달라 진척이 가장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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