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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유림들의 독립 청원서…‘파리장서’ 원본 첫 공개

중앙일보

2026.02.24 23:33 2026.02.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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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당시 조선 유림들의 독립 의지가 담긴 ‘파리장서’(巴里長書) 친필 원본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수색동 국립한국문학관 자료실에서 처음 공개된 '파리장서' 친필 원본. '파리장서'는 조선 유림의 뜻을 규합한 독립청원서다. 장진영 기자

국립한국문학관은 3·1절을 맞아 조선 시대 당시 유학자들이 뜻을 모아 작성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자료인 파리장서 원본을 25일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원본은 초안을 맡은 곽창석의 친필로 작성됐으며, 후대 한학자인 이가원과 정무연이 배관기(拜觀記·작품을 감상한 뒤 쓴 기록)를 덧붙인 것이다.

파리장서는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 민족대표로 유학자들이 포함되지 못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김창숙이 전국의 유림을 규합해 작성한 독립청원서다. 해방 후 성균관대를 설립한 김창숙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선 유학자다.

파리장서의 초안은 김창숙의 스승인 곽종석이 맡았고 전국 유학자 137명이 이름을 올렸다. 파리장서에는 파리평화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들을 향해 “진실로 만국이 평화하다 할진대 우리 한국도 만방의 하나이니 어찌 우리만 평화롭지 않겠는가”라고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완성된 문서는 파리평화회의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표로 파견된 김규식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 문서는 파리평화회의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못했다. 임시정부 대표단에 실제로 전달됐는지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일제로부터 파리장서 작성 사실이 발각되며 20여명이 옥고를 치렀다. 곽종석은 투옥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서울 수색동 국립한국문학관 자료실에서 처음 공개된 '파리장서' 친필 원본. 곽종석과 김창숙이 파리장서 작성을 주도했다. 장진영 기자

파리장서는 지금까지 여러 기록을 통해 내용이 알려졌다. 하지만 친필 원본은 곽종석 후손이 보관했고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었다. 최근 국립한국문학관이 경매를 통해 원본을 확보하며 처음으로 공개가 이뤄지게 됐다.

한국문학관 관계자는 “파리장서는 국제사회에 조선의 독립 의지를 알리고 당시 현실을 호소한 역사적 문서”라며 “문학적 기록이자 독립운동 자료로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 수색동 국립한국문학관 자료실에서 처음 공개된 '파리장서' 친필 원본. 일반에는 내년부터 공개 예정이다. 장진영 기자

한국문학관은 내년부터 파리장서 원본을 일반에도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진관동에서 건립 중인 새 건물에서 일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문학관은 매달 ‘이달을 빛낸 문학인’을 발표하기로 하고, 첫달인 3월의 ‘이달을 빛낸 문학인’으로 파리장서 작성에 중심 역할을 한 곽종석과 김창숙을 선정했다.



하남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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