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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피’ 랠리 속 제자리 실물경기…반도체 독주에 "K자형 간극 커진다"

중앙일보

2026.02.2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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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 6000선을 돌파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14.22p(1.91%)상승한 6,083.86에 장을 마감했다. 뉴스1

코스피가 25일 6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증시의 열기와 반대로 실물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여전히 저(低)성장과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이다.

이날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19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반면 선행지수는 103.1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두 지표 간 격차는 4.6포인트로, ‘닷컴버블’ 시기인 2000년 2월 이후 26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코스피 상승으로 미래 기대를 반영하는 선행지수는 높아졌지만, 현재 생산·소비·고용을 보여주는 동행지표는 부진해 두 지표 간 간극이 그만큼 벌어졌다는 뜻이다.

실제 소비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0.5% 증가해 4년 만에 반등했지만, 이는 승용차 판매가 11.0% 급증한 영향이 컸다.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7% 감소해 2022년 이후 4년 연속 줄었고,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 감소세를 기록했다.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는 2.2% 감소했고,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도 0.3% 줄어 3년 연속 위축했다(데이터처).

이 같은 내수 부진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50%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0.5%대에 재진입했다. 2021년 말 0.21%에서 4년 연속 상승한 결과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 중소기업은 0.72%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고금리 장기화와 매출 부진이 겹치며 상환 여력이 약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월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4.2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준이지만, 예년 평균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자금은 실물보다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계·기업이 보유한 시중 통화량(M2) 증가율은 3.2%에 머문 반면 증권사·보험사 등 기타 금융기관 보유 자금은 12.3% 증가했다(한은). 자금이 소비와 설비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증시로 쏠릴 경우 실물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자산 보유 여부에 따른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양호한 소비 심리와 반도체 경기 호조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폭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1월 반도체 수출액은 205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02.7% 증가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에 의존한 성장 구조가 고착할 경우 산업 간, 계층 간 온도 차는 더 벌어지며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1년여간 주가 상승폭이 기업 수익성과 거시경제 여건에 비해 과연 정당한지 의문”이라며 “거품 가능성에 대비해 금리 인상 여부를 포함한 통화정책을 신중히 검토하고, 주식시장으로의 과도한 신용 유입을 관리해 연착륙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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