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 도입·대법관 증원)의 2월 국회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전국 법원장들이 25일 임시회의를 열고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의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임시회의를 개최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관련 법안의 내용과 추진 경과를 보고받고, 각급 법원에서 수렴한 판사들의 의견을 공유했다. 회의는 오후 2시부터 6시 45분까지 약 4시간 45분간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법원장들은 “사법제도의 근본적 개편은 돌이키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여러 기관과 전문가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통해 바람직한 사법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별 법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우려를 밝혔다. 법왜곡죄 신설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논의 중인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고, 처벌조항으로 인하여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재판의 신속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서는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송 당사자들은 반복되는 재판으로 고통받고, 법적 불안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과 헌법재판소, 국회, 정부 등 관계 기관과 이해관계인이 참여하는 폭넓은 논의와 조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법관 증원에 관해서는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법원장들은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단기간 내 다수의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은 사실심 부실화 등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있다”며 “대법관 증원은 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인 4인 증원을 추진하고, 사실심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는지 살펴서 추가 증원을 지속적으로 논의함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앞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해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며 관련 법안들이 “헌법 질서와 국민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을 통해 권리 구제를 받으려는 국민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담당하는 사법부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무겁게 인식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사법개혁 3법을 오는 3월 3일까지 열리는 본회의에 차례로 상정해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