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올해 자유의 방패(FS)연합연습 기간 야외 실기동훈련(FTX)의 횟수와 규모 등을 확정하지 못한 채 25일 상반기 FS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주한미군의 서해 공중 훈련을 둘러싸고 한·미 군 고위 당국자 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상반기 연합연습·훈련마저 ‘개문발차’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합동참모본부와 주한미군은 이날 공동 보도문을 내고 “한·미는 연합 방위 태세 확립을 위해 내달 9일부터 19일까지 FS 연습을 시행하기로 했다”면서 “해당 기간 연습 시나리오와 연계된 한국의 방위에 필수적인 훈련 ‘워리어 실드(Warrior Shield)’를 실시함으로써 실전성과 전투 준비태세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FS는 한·미가 매년 전반기에 실시하는 연례적, 방어적 성격의 연습이다.
FS 준비 기간 한·미 간 최대 쟁점이었던 FTX의 실시 여부와 규모, 횟수 등에 대해선 한·미가 의견 차를 봉합하지 못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 관계자는 “훈련은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 중이며, 내달 9일 전에 완료되기를 기대한다”며 조정의 여지를 남겼다. 반면 주한미군 측은 “(FTX를) 계획대로 시행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여단급 이상 대규모 기동훈련도 기존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미 측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앞서 한국 측은 올해 FS 기간 기동 훈련을 최소화하자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미 측에도 이를 전달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평양에서 9차 당대회가 진행 중인 만큼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임박한 통보에 미 측은 이미 전개한 인력과 장비 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했고, 한·미는 기존에 계획했던 훈련 계획을 그대로 따를지, 일부라도 시기와 규모를 조정할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발표 직전까지 한·미 군 당국은 주한미군의 18~19일 서해 공중 훈련과 관련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사과했다’는 언론 보도를 놓고 장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방부는 사실상 맞다고 인정했고, 주한미군은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다. 주한미군은 “우리는 대비태세와 관련해 사과하지 않는다”며 미 측의 사전 통보에도 안 장관이 제때 보고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브런슨 사령관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올해 공동 보도문에선 북핵 위협 또는 북한의 핵 억제 등의 표현은 사라졌다. 한·미 관계자들이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 반영을 묻는 언론 질의에 “북한의 핵 위협 억제를 위한 연습”(합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억제에 대한 훈련”(주한미군) 정도로 언급한 정도다.
지난 정부 때인 2023년부터 자유의 방패(FS) 명칭을 쓴 이후 북한의 핵 위협 관련 표현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빠지지 않았다. 이는 대북 유화 분위기 조성을 중시하는 정부 입장과 주한미군의 대중 견제 역할을 확대하려는 미 측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 관계자는 “1953년 맺어진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적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벌어진 충돌”을 거론했다. 이는 실제 조약상 한·미 동맹의 성격이 대북 방어로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 동맹의 대중 견제 성격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볼 여지가 있다.
한·미는 이번 연습·훈련에서 “최근 전훈 분석 결과와 도전적 전장 환경 등 현실적인 상황”도 연습 시나리오에 반영한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두드러진 무인기 침투 상황, 정보·인지전 관련 과제 등을 시나리오에 반영해 전 영역(all-domain) 작전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추진 중인 만큼 연합구성군사와 관련한 검증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