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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법 후진국…檢보다 못한 취급" 전국법원장, 사법 3법 성토

중앙일보

2026.02.25 02:51 2026.02.25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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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원장들이 25일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증원)에 대해 법안 하나하나 반대 의견을 표시하면서 “사법부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회 본회의 부의는 심각한 유감”이라는 결의안을 발표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개최한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전국 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 사법정책연구원장 등 43명이 논의한 결과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간45분 가량 회의를 열고 사법 3법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본회의부터 사법 3법 등을 상정해 통과시키겠다고 밝히면서 긴급 소집됐다. 이들은 결의안을 통해 “사법제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 국민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들이 충분한 공론화와 제도 개편의 부작용에 대한 숙의 없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며 “논의 과정에 사법부 등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사법 3법은 ▶법리를 왜곡한 판사·검사를 10년 이하 징역 또는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 도입(형법 개정안)과 ▶확정된 법원 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심리해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도록 한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다.

법원장들은 법왜곡죄에 대해 “신속한 재판과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형법 개정안이 수정안으로 본회의에 상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고, 처벌조항으로 인해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법원장들은 수정안을 돌려본 뒤에도 명확성 원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은 의견을 냈다고 한다.

재판소원 도입시에는 재판 확정의 실질적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짚었다. “소송 당사자들은 반복되는 재판으로 고통받고, 법적 불안정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의 경우 “단기간 내 다수의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은 사실심 부실화 등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이들은 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인 대법관 4인 증원을 우선 추진하고, 이후에 추가 증원을 지속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사법체계 근본 흔드는 법안들, 숙의 없는 상황 걱정”

대법원은 회의를 소집하면서 사법 3법에 대한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회의는 법원장들이 돌아가면서 소속 판사들과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수뇌부뿐만 아니라 일선 판사들 대부분이 많은 우려를 표했다”며 “사법체계의 근본을 흔드는 법안들이 숙의 없이 통과되는 상황을 걱정했다”고 말했다. 법안의 부작용을 알리기 위해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 실효적 대응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회의에서는 “사법 후진국으로 갈 수도 있는 길목이라고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기”라는 말도 나왔다. 한 법관은 “민주주의의 위기이고 법치주의가 후진하는 것으로 후대에 평가받을 수 있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보다는 반대하는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검찰개혁과 비교하면서 검찰개혁은 국무조정실에서 추진단을 만들어 1년 동안 검토하고 조율하는데, 사법개혁은 너무 급속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들어 “검찰보다 못한 취급”이라는 불쾌감도 나왔다. 동시에 “현 상황에서 반대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사법부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수용할 수 있는 건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소원을 도입하려는 헌재를 향한 법원의 내심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헌재가 맡고 있는 ‘기소유예 처분 취소’ 기능을 법원으로 옮기는 내용의 법안(검찰청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거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 법안 관련 헌재가 재판소원 도입시 업무 과부하를 우려해 법원에 귀찮은 일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김보름.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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