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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문턱 없는 병원, 장애인 건강관리 새 장 연다

중앙일보

2026.02.25 07:02 2026.02.2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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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어느 날 휠체어를 이용하는 청년으로부터 “한 번도 정확한 몸무게를 재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장애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닿지 못한 경험일 수 있다는 사실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장애인에게 병원 문턱은 여전히 높다. 불편한 진료 환경과 소통의 장벽이 겹친 병원 방문은 단순한 일과가 아닌, 때로는 포기해야만 하는 ‘고된 일상’이 되기도 한다.

2017년 ‘장애인건강권법’ 시행 이후, 정부는 장애친화 의료기관 확충과 주치의 제도 도입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변화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번에 발표한 ‘제1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은 현장의 고충을 고민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과 정책 기반을 격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장애인이 언제든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는 걸 목표로 한다. 시설과 장비 같은 물리적 기반은 물론, 진료 과정에서도 장애 특성을 배려하는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다. 특히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장애인 진료에 대해 합당한 보상체계를 마련해, 의료진이 환자와 눈을 맞추며 진료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

둘째, 병원에서 퇴원한 장애인의 일상 회복도 도울 것이다. 권역재활병원과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등 거주지 인근의 전문 의료기관을 확충하고,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병원 문을 나선 뒤에도 중단없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를 구축하겠다.

셋째, 질환 예방과 상시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하겠다. 장애인 주치의가 직접 찾아가는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검진기관을 확대해 검진 접근성을 높일 것이다. 검진 이후 유소견자에 대해서는 주치의 연계와 주기적 상담 등 사후관리를 강화해 질병이 악화하지 않도록 뒷받침하겠다.

마지막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토대를 다지겠다. 정확한 진단 없이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없듯,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없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도 불가능하다. 국가건강조사에 장애 항목을 포함하고 건강 변화를 면밀히 추적하는 심층 연구를 추진해, 장애인 건강 정책을 보다 정교하고 촘촘하게 설계해 나갈 것이다.

이번 종합계획은 ‘장애인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향한 첫 번째 설계도다. 장애인에게 편안한 의료 환경은 노인과 임산부를 비롯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도 가장 편안한 환경이 된다. 이 설계도가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정부 역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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