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을 본회의 상정(오후 4시38분) 약 30분 전에 수정했다. 이번에는 발의 때부터 위헌 논란에 휩싸였던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강행 처리 할 때도 본회의 상정 30분 전 위헌성을 제거하는 수정 작업을 거쳐 졸속 입법 논란을 불렀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뒤 “(민사나 행정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게 했던) ‘법왜곡죄’를 형사사건에 한해 적용하고, 각 호에 명확성을 추가해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했다”며 “당론으로 추인·채택했다”고 밝혔다.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는 형사사건의 당사자를 해할 의도로 법령을 왜곡 해석하거나 증거를 위·변조하는 검사나 판사 등을 처벌하기 위해 민주당이 신설을 추진한 죄목이다. 법왜곡죄 성립 요건은 대폭 수정됐다. 1항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는 경우’엔 “합리적 범위 내 재량적 판단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추가하고, 범죄 사실을 자의적으로 인정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3항에선 ‘논리·경험칙에 현저히 반하여 사실을 인정한 경우’를 삭제했다.
그간 사법부와 학계에선 법왜곡죄 도입 자체에 반대가 많았지만, 원안에 대해선 민주당 내에서도 위헌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여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원안을 고집했다. 여권 관계자는 “법무부가 당 정책위원회에 처벌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과 대안을 제시했지만 법사위에서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경파들은 이날 거세게 반발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법왜곡죄가 통과하면 법원이 스스로 자정 작용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2021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일을 거론하며 “형사재판에만 한정하는 것도 반대”라고 말했다.
이후 “판단 기준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백혜련 의원), “(법 왜곡죄) 3항인 ‘논리와 경험칙’ 부분은 법 적용에 논거가 빈약하다”(박범계 의원)는 의견이 제기됐다. 결국 정청래 대표는 “물리적 한계가 있어서 난상 토론이 어려워 미안하다”며 의결 절차를 밟았다. 김용민 의원은 상정 후에도 “법사위와 사전 조율 없이 느닷없이 수정안이 결정됐으니 당론으로 결정해 따르라는 건 잘못된 방식”이라며 반발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정하는 날 수정한다는 거 자체가 그동안 숙의 없는 부실 입법이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