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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중기와 손잡고 ‘초저온 펌프’ 국산화 … 비용·조달기간 줄여

중앙일보

2026.02.2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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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강소기업이 협력해 수입에 의존하던 ‘초저온 K-LNG 펌프’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기술 자립을 이뤘다. [사진 한국가스공사]
영하 162도의 초저온 액화천연가스(LNG)를 다루는 LNG 터미널에서 ‘펌프’는 우리 몸의 심장과 같은 핵심 설비다. 하지만 극한의 환경을 견뎌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돼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지난해 이런 외산 독점 구조가 깨졌다.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강소기업이 협력해 ‘초저온 K-LNG 펌프’ 국산화에 성공하며 기술 자립의 쾌거를 이뤘다.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은 초저온 펌프 시제품을 설계·제작할 기술력을 갖추고도 실제 현장에서의 운전 실적(Track Record)이 없어 시장 진입에 번번이 실패했다. 펌프 고장이 곧 가스 공급 중단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검증되지 않은 국산 제품 사용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택 LNG 기지를 과감하게 개방했다. 정부의 ‘K-테스트베드’ 정책과 연계해 기업이 개발한 펌프를 실제 운영 중인 설비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한 것이다. 이는 실패 시 계통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내부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쓴 결단이었다.

가스공사와 협력기업인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약 6개월간 평택기지에서 240회에 달하는 가동 및 정지 테스트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절연 불량 등의 결함을 가스공사의 정비 노하우로 즉각 개선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최종 성능 평가 결과, 유량·양정·진동 등 모든 항목에서 ‘매우 양호’ 판정을 받으며 외산 제품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입증했다. 한국선급(KR)·한국기계연구원 등 공인기관이 함께 참여해 객관적인 신뢰성도 확보했다.

이번 국산화 성공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외산 펌프의 경우 1기당 약 12억원인데 반해 국산 제품은 9억6000만원으로 약 20%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20개월이나 걸리던 조달 기간을 12개월로 대폭 단축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 시에도 안정적인 설비 운영이 가능해졌다.

가스공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2032년까지 국내 신규 LNG 탱크 건설 및 노후 펌프 교체 수요를 통해 약 470억원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나아가 인도네시아 등 해외 LNG 터미널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초저온 펌프 국산화는 공공기관이 테스트베드를 제공해 중소기업의 기술 성장을 이끈 동반성장의 모범 사례”라며 “가스공사는 앞으로도 핵심 기자재의 국산화를 지속해서 추진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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