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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끼거나 빼앗거나"…AI가 AI를 살해하는 방법 [팩플]

중앙일보

2026.02.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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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드가 우리 스타트업을 죽였다. "
미국 온라인 광고 자동화 스타트업인 라이즈AI 창업자 이라 보드나르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앤스로픽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가 유사 기능을 담으면서 자사 서비스 사용률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취지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 오픈AI, 앤스로픽 등 글로벌 최상위 AI 모델 개발사들이 범용 생성 AI 서비스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AI 스타트업계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AI 모델을 끌어와 특정 분야에 특화한(버티컬) 서비스를 만드는 AI 앱 분야는 한때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스타트업의 무덤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빅테크 뜨면 우수수 망한다?
실제 앤스로픽은 지난달 출시한 클로드 코워크에 잇달아 법률, 금융, 보안, 인사 기능을 붙이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도 지난 18일 제미나이에 AI 음악 생성 모델 ‘리리아3’를 탑재했다. 수노·유디오 등 스타트업들이 키워온 버티컬 AI 음악 생성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유사 서비스가 월 7억 5000만 명이 쓰는 제미나이에 탑재되면서 이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단 평가다. 한때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 4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AI 마케팅 글쓰기 스타트업 재스퍼, 검색 특화 챗봇을 제공하는 퍼플렉시티 등도 범용 AI서비스의 기능 확장에 따라 존재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일 인도에서 열린 AI 임팩트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로이터=연합뉴스

업계에선 클라우드부터 워크스페이스, 유튜브까지 방대한 사용자 서비스를 갖고 있는 구글이 가장 위협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구글은 최근 유튜브에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영상 스크립트를 확인하거나 핵심 내용을 질문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여, 영상 요약 스타트업 영역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국내 한 대형 벤처캐피털(VC) 심사역은 “최근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구글에 먹히거나, 베껴지거나’라며 자조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AI 포장지’는 가라
이런 상황에서 ‘AI 래퍼(wrapper·포장지)’ 단계 스타트업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의 글로벌 스타트업 부문을 이끄는 대런 모우리 부사장은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단순히 기존 모델을 화이트 라벨링(타사 제품에 브랜드만 붙여 재판매)하는 수준의 스타트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시장을 예로 들면서 “2010년대 초, 아마존웹서비스(AWS) 인프라를 단순히 더 쉽게 쓸 수 있도록 한 스타트업은 대부분 시장에서 밀려났고, 보안 등 특화 영역을 가진 곳만 살아남았다”며 “지금의 AI 시장도 같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오피스. AP=연합뉴스

모바일 시대엔 스타트업이 플랫폼을 빠르게 출시해 이용자를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방식으로 경쟁자를 따돌리고 시장 지배력을 키웠다. 하지만 AI시대엔 통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플랫폼 지위를 굳히기 전 빅테크에 대체될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국내 AI 개발 스타트업 한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도 어떤 기업들이 자사 모델을 많이 쓰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겠냐”며 “손쉽게 유망한 분야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존 전략으로 ‘더 버티컬하게’ 파고드는 방법을 강조한다. 단순히 의료 지식을 자문하는 헬스케어 AI가 아니라 진단을 보조하는 전문가용 AI를 개발하는 식이다. 빅테크가 범용 AI로 커버하기 어려운 더 좁고 깊은 영역에서 승부를 보는 전략이다. AI로 친구를 만들어주는 캐릭터.AI, 제타처럼 감성 영역을 파고드는 방식도 있다. 제품 기능 외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유효한 전략으로 꼽힌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빅테크가 다양한 제품 간 유기적인 연결과 번들링을 강조한다면, 스타트업은 이같은 전략으로 사용자를 붙잡아두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사용자를 불러오는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더중앙플러스 :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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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부터 제미나이, 클로드, 그록까지. 넘쳐나는 생성 AI 도구 주변에서 다 쓰는 것 같아 불안하다면. AI 배우기, 이제 더 미룰 수 없다. 최신 생성 AI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기초부터 설명한다. 생성 AI를 심층 조사원, 일타 강사, 비서, 여행 가이드 등 업무, 학업, 일상에 쓸 수 있게 해주는 실전팁을 담았다.노션, 슬랙, 옵시디언 등 생산성 도구를 생성 AI와 연동해 업무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구체적 방법이 궁금하다면.
https://www.joongang.co.kr/pdf/1019

멍청한 챗GPT? 질문이 틀렸다…AI 일타강사의 똑똑한 활용법 [워크인AI ①]
AI도구 직접 만들어 쓸수 있지 않을까.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소속 7년차 개발자 남동준 씨로부터 평소 쓰는 말(자연어)로 간편한 AI도구를 만들어 업무시간을 줄이는 비결에 대해 들었다. 발표자료를 자동으로 만드는 도구부터, AI프롬프트 최적화 도구까지 직접 만들어서 AI비서를 쓰고 싶다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889

“아직도 인사팀에 연차 묻니?” 열받은 실장님, AI로 만든 것 [워크인AI ②]
문제는 AI가 아니라 쓰는 사람이다. 당신이 뻔한 프롬프트(명령)로 AI 챗봇과 씨름하는 사이, 옆자리 동료는 이미 오전 회의록을 정리했고 다음 보고서 초안까지 뽑아냈다. 분명 같은 AI를 쓰는데 결과는 천지차이. 비결이 뭘까? 팩플이 옆 회사 AI 고수들의 비법을 대신 물었다. 번개장터 남동득 인사실장이 인사팀에 매일 같이 오는 인사 규정 문의를 AI 챗봇을 만들어 해결한 사례를 전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4724





김민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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