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부터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대책의 하나로 지역에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이송이 늦어질 경우 환자를 수용할 병원은 '거리' 기준으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용 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이나 최종 수용 병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는 환자 수용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26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시범사업 시행지역(호남권) 중 한 곳인 광주광역시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이송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지침에 따라 구급대원은 한국형 병원 전 응급환자 분류 도구(pre-KTAS)상 1등급(소생)·2등급(긴급)·3등급(응급)에 해당하는 환자라면 이송 전에 유·무선 통신으로 응급의료기관의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단 심정지나 중증 외상 같은 최중증 환자는 사전에 지정한 병원으로 곧바로 옮긴다.
구급대원은 자체적으로 병원을 선정하지 못할 때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나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필수 정보를 제공하고 조정을 요청한다. 만약 '골든타임'을 넘겨 위급한 경우에는 구급대원의 요청에 따라 광역상황실이 환자 안정화 처치가 가능한 '우선 수용 병원'이 환자를 수용한다.
우선 수용 병원이란 이송 중인 환자의 활력 징후가 불안정해 최종 치료 기관까지 이동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때 소생술과 안정화 조치를 위해 일차적으로 이송하는 곳이다. 우선 수용 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시설 붕괴, 화재, 정전 등 정당한 사유 없이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우선 수용 병원의 역할은 단순 수액·승압제 투여가 아닌 전문심장소생술, 응급 외과적 소생술 등 '즉각적이고 결정적인' 소생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환자 도착 직후 소생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환자가 우선 수용 병원에서 안정을 찾는 동안 광역상황실은 '최종 수용 병원'을 선정하고, 구급대는 최종 병원으로 재이송을 책임진다. 최종 수용 병원 역시 재난에 따른 물리적 불능, 필수의료 자원 고갈 등의 사유 외에는 수용을 거부할 수 없다. 의료진 부재나 병상 만석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응급의료계에선 '병원 강제 지정'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광주광역시는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 분쟁에서는 의료진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법률적으로 지원하고 책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