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미야자키(일본), 이후광 기자] 롯데 자이언츠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을 일으킨 선수는 총 4명. 그러나 캡틴은 이들을 비롯한 선수단 전체를 꾸짖으며 연대 책임을 강조했다. 남은 선수들 또한 야구팬들을 향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시즌을 준비하라는 묵직한 메시지도 남겼다.
지난 13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롯데 소속 선수들이 PC 게임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추정되는 CCTV 영상이 올라와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롯데 구단은 즉각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고, 불운하게도 불법 도박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롯데 구단은 13일 저녁 “선수 면담 및 사실 관계 파악 결과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선수가 대만에서 불법으로 분류돼 있는 장소에 방문한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KBO와 구단 내규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해당 선수 4명을 즉각 귀국 조치시킬 예정이다. 또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즉각 신고하고, 결과에 따라 구단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했다.
불법도박 4인방은 14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대만에서 귀국해 현재 근신 처분을 받고 자숙 중이다. 신고를 접수받은 KBO는 지난 23일 상벌위원회를 개최, 총 3회에 걸쳐 해당 장소에 방문한 김동혁에게 50경기 출장 정지, 1회 방문이 확인된 나머지 3명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지난 25일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롯데 주장 전준우(40)는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다. 선수 개인이 잘못을 저질렀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가 아닌가. 무겁게 받아들여야하는 건 당연한 거고, 남은 선수들이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원팀이기 때문에 모두가 죄송한 마음을 느껴야하는 게 맞다. 이제 남은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한다”라고 강조했다.
도박 사태가 터진 직후 선수단에게 전한 메시지도 이와 궤를 같이 했다. 전준우는 “우리는 성인이고, 본인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는 게 당연하다”라며 “개인 운동이라면 잘못한 사람만 책임을 지면 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라 모두에 잘못이 있다. 우리도 조금 가볍게 여겼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팀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되고, 이로 인해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게끔 다시 한 번 잘 생각하자는 이야기를 건넸다”라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어수선한 상황 속 ‘원팀 스피릿’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주장 덕분에 다행히 팀 분위기는 예상보다 처지지 않았다. 전준우는 “외부에서 볼 때 분위기가 안 좋아 보이고, 무거워 보일 수 있는데 선수들 나름대로 분위기 전환을 계속 하려고 했다”라며 “어차피 우리는 올해 야구를 해야 한다. 우리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남은 선수들끼리 분위기 잘 정비해서 계속 좋은 쪽으로 향해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장을 통해 롯데 캠프의 희망적인 요소도 들을 수 있었다. 전준우는 “외국인투수들이 너무 좋다. 던지는 걸 보면 깜짝 놀란다. 박세웅, 나균안도 예년에 비해 준비 상황이 좋다”라며 “지금처럼 착실히 준비하면 봄에 몸 상태가 많이 올라오기 마련이고, 그러면 팀이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다들 몸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너무 좋더라. 내가 봤을 때 올해 롯데가 좋은 성적, 좋은 결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주장 전준우가 타선에서 확실한 중심을 잡아야 할 터. 전준우는 “20대 시절처럼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기보다 내가 그 동안 해왔던 걸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라며 “주변에서 자꾸 나이 이야기를 하시는데 솔직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잘 준비해서 야구장에서 보여드리겠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