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사법 개혁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강행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가 또다시 대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달 9일 이전 처리를 목표로 잡은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까지 교착 상태에 빠지자 민주당은 국회의장에게 법안 직권상정까지 요구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6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원이 의원은 “대미투자특별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며 “사견으로는 국회의장이 대미투자법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에게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대미특별법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민주당의 사법 개혁 3법 처리를 문제 삼으며 특위 논의를 공전시키자 단독 처리를 시사한 것이다.
당초 여야 합의로 마련된 특위는 전날 소위를 열어 법안을 심사하고, 다음달 9일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24일 3차 상법 개정안 상정을 시작으로 사법 개혁 3법 등의 강행 처리 절차를 밟기 시작하자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7박 8일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그러자 24일 대미특위 첫 회의는 법안 상정도 못 한 채 입법 공청회만 마치고 끝났다. 소위 구성에 관한 여야 이견도 좁혀지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3명씩 동수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 비교섭단체 1명의 소위 구성을 주장했다.
이러한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여권에선 국회법에 따라 법안 처리를 강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회법 제85조(심사 기간)에 근거해서다. 국회법 제85조 3항은 ‘위원회가 이유 없이 심사 기간이 지체될 경우 의장은 보고를 들은 후 다른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의장실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상임위에서 논의 중인 법안을 강제로 당겨오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야당의 내부 사정과 진행 중인 필리버스터 때문에 대미특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못한 것을 방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