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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골프코스 설계도면도 창작성 인정”…저작권 보호 대상 판단

중앙일보

2026.02.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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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모습. 연합뉴스

골프코스 설계도면에도 창작성이 인정돼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외국계 골프코스 설계회사 골프플랜 인코퍼레이션이 골프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설계도면, 창작자의 독자적 표현 담겨”


골프플랜은 국내외 골프장 소유주와 설계계약을 맺고 골프코스를 설계했다. 이후 골프존이 해당 코스를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영상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설계도면에 관한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골프코스 설계도면이 저작권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영상으로 재현한 골프존의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설계도면이 기능적 요소에 불과하고 창작성 있는 표현을 포함하지 않는다며 판단을 뒤집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골프코스 설계자가 골프 규칙과 부지 지형 등 다양한 제약을 고려하면서도 구성 요소를 선택·배치·조합하는 과정에서 독자적 표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나타난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치·조합이 단순 모방이 아니고, 누구나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설계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다면 창작자의 독자적 표현을 담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기능적 제약 있어도 창조적 개성 인정 가능


재판부는 설계 과정에 일정한 기능적·물리적 제약이 존재하더라도, 그 범위 내에서 설계자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골프코스 설계도면은 기존 설계도면과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건축·조경 등 기능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설계물의 저작권 보호 범위를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될 예정이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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