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거 마켓 휴스턴 지점에 개장한 한식 델리 ‘라이언스 스트리트 테이블’의 스테이시 권(왼쪽) 대표가 백인 고객에게 김치찌개와 반찬을 건네고 있다. [라이언스 스트리트 테이블 제공]
대형 마켓 체인 ‘크로거(Kroger)’ 매장 한복판에서 김치찌개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마켓안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해 판매하는 한식델리가 크로거에 입점해 화제다.
‘라이언스 스트리트 테이블(Lyons Street Table)’은 지난달 25일 텍사스 휴스턴 다운타운 인근 크로거에 1호점을 개장했다. 크로거는 1883년 설립된 국내 최대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는 전국 35개 주에서 약 27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크로거 매장에 한식 델리가 정식 입점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라이언스 스트리트 테이블은 500스퀘어피트 규모의 오픈 키친 형태다.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잡채, 김치볶음밥 등 한식 메뉴와 다양한 반찬 옵션을 제공한다. 가격은 한 끼 기준 파운드당 6.99~9.99달러로, 장 보러 온 고객들이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으로 책정했다.
이 업소의 스테이시 권 대표는 전국에서 20여 년간 스시를 포함한 푸드 서비스 및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운영해 온 전문가다. 그는 오랜 시간 국내 소비자들의 식문화 변화를 지켜보며 한식의 시장성을 확신했다.
권 대표는 “라이언스 스트리트 테이블의 차별점은 한식을 한식당 밖으로 끌어낸 접근 방식에 있다”면서 “한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한식당이나 한국 마켓을 찾지 않아도, 동네 메이저 그로서리에서 이탈리안 소스나 멕시칸 살사를 고르듯 김치를 선택하고 한식 점심을 투고해 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업소명에는 권 대표의 이민사도 담겨있다. 그가 10대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에 와서 처음 정착했던 휴스턴 5th Ward의 라이언스 스트리트에서 따온 명칭이다. 한식이 낯선 외국 음식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연결된 ‘로컬 푸드’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현지 손님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크로거의 신뢰도 덕분에 시식 후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깔끔한 매운맛에 매료된 단골 고객도 생겼다.손님들 사이에서 권 대표는 ‘코리안 마마(Korean Mama)’로 불릴 정도로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졌다.
그는 “현재로서는 1호 매장의 안정적인 운영과 품질 개선이 우선”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전국의 메이저 마켓에서 로컬 음식처럼 인식되는 한식 브랜드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