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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 故 박진경 대령 유공자 등록 원점 재검토

중앙일보

2026.02.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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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부 제공
국가보훈부가 제주 4·3 사건 당시 진압 책임자로 지목돼 온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4일자로 승인된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은 사실상 취소 수순에 들어갔다.

보훈부는 26일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이후 자격과 절차 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된 점을 고려해 관련 법령과 등록 절차를 종합적으로 살펴봤다”며 “법률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등록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기 위해 사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박 대령은 등록 과정에서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 5항은 신청 대상자가 없어 국가가 직권으로 등록하는 경우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대령의 경우 법률상 유족이 아닌 양손자가 신청했음에도 별도 심의 없이 등록이 승인됐다.

박 대령의 양손자인 박철균 예비역 육군 준장은 지난해 10월 서울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고, 보훈부는 같은 해 11월 4일 이를 승인해 유공자 증서를 전달했다. 박 대령이 1950년 12월 을지무공훈장을 받은 점이 등록 근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박 대령은 1948년 5월 제주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9연대장으로 부임해 작전을 지휘한 인물로, 4·3 단체 등으로부터 양민 학살 책임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 대령은 같은 해 6월 부하에게 암살됐으며, 이후 전몰군경으로 인정돼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보훈부에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은 당시 “4·3 유족들 입장에선 매우 분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보훈부는 이번 재검토가 절차적 하자에 대한 법률자문 결과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관련 법에 규정된 보훈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원점 재검토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훈부는 제도 운영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해, 국가유공자법 제6조 5항에 따라 등록된 무공수훈자 중 보훈심사위원회 심의 없이 등록된 사례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심의를 거치도록 할 방침이다.

등록 절차 개선도 추진한다. 그동안 무공수훈자 등록은 각 지방보훈관서에서 서훈 사실과 범죄 여부 확인을 중심으로 처리됐다. 앞으로는 직권 등록의 경우 보훈심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공적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절차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보훈심사위원회 내에 무공수훈자 심의를 담당할 전담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국가유공자가 갖는 상징성과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등록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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