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노메달"로 욕 먹음에도...中 잔류 의사 불태우는 린샤오쥔, "믿고 기다려주세요" [2026 동계올림픽]

OSEN

2026.02.25 22:0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OSEN=민경훈 기자]

[OSEN=민경훈 기자]


[OSEN=이인환 기자]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30, 한국명 임효준)은 무너지는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중국 팬들의 서늘한 비난 여론 속에서도 그는 오히려 "멈추지 않겠다"며 2030년 올림픽을 향한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린샤오쥔에게 잔인한 무대였다. 2018 평창 대회 이후 무려 8년 만에 오성홍기를 달고 나선 올림픽이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 남자 쇼트트랙 개인전 500m, 1000m, 1500m 전 종목에서 준준결승(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탈락하며 빈손으로 짐을 쌌다. 총 5개 종목에 출전했으나 시상대와는 연이 없었다.

린샤오쥔은 남자 1000m와 1500m, 500m에서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혼성 2000m 계주에서라도 동료들이 메달을 획득했다면 규정에 따라 린샤오쥔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지만 레이스 막판 쑨룽이 삐끗하면서 무산됐다.

마지막 기회였던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중국 대표팀 동료들과 파이널B(순위결정전)로 밀려났고, 6분49초894의 기록을 합작하며 파이널B 1위로 마무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이 악물고 8년을 버텼다"며 출사표를 던졌으나 비장한 각오가 메달 수확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8년을 기다린 도전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린샤오쥔은 한때 임효준이라는 이름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지만, 2020년 6월 중국으로 귀화를 결정했다. 2019년 훈련 도중 후배 선수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면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

당시 린샤오쥔은 후배 황대헌의 바지를 잡아당기는 장난을 치다가 신체 일부를 노출시키면서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후 그는 2021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오명을 벗었다. 그러나 이미 선수 생활이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으로 국적을 바꾼 뒤였다. 

그럼에도 린샤오쥔은 이전 국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마지막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중국에서 열린 2022 베이징 올림픽엔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4년을 더 기다렸지만, 중국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밀라노에서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특히 중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에 그쳤다. '넷이즈'는 "평창에서 금메달을 땄던 린샤오쥔은 메달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많은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한국에서 귀화한 특별한 이력, 그만큼 기대도 컸다"라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불과 대회 직전까지 "한국 선수들을 다 제치고 금메달을 따겠다"던 중국 언론의 기대는 비수로 바뀌어 돌아왔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이럴 거면 왜 귀화시켰나", "돈만 낭비한 귀화 정책의 실패작"이라며 린샤오쥔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평창의 금메달리스트라는 명성은 간데없고, 이제는 중국 빙상계의 모든 실망을 떠안은 '정리 대상'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하지만 린샤오쥔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회가 끝난 뒤인 26일, 그는 자신의 웨이보 자동응답 시스템을 전격 업데이트하며 잔류 의사를 확고히 했다.

업데이트된 메시지에는 "저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항상 커브길에서 추월하는 길을 고수할 것이며, 끝까지 인내하겠습니다. 저를 믿어주세요!"라는 비장한 각오가 담겼다.

실제로 린샤오쥔은 이번 올림픽의 충격을 뒤로하고 이미 '다음'을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8년이라는 시간 동안 힘들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쇼트트랙은 내 인생의 전부였다"며 "당분간은 쉬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 2030년 프랑스 알프스 동계 올림픽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린샤오쥔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 한국 대표팀 시절의 영광과 몰락, 그리고 논란 끝에 선택한 중국 귀화라는 굴곡진 커리어의 연장선에 있다. 2019년 성추행 논란으로 한국을 떠난 뒤 "오직 운동을 하고 싶어 귀화했다"던 그는 중국에서도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벼랑 끝 상황에 놓였다.

현지 여론은 차갑게 식었지만, 린샤오쥔은 "귀 닫고 눈 감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외부의 비판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다. '천재의 몰락'이라는 조롱과 '귀화 먹튀'라는 비난 사이에서, 서른 살의 린샤오쥔이 4년 뒤 프랑스에서 정말로 '커브길 추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축구계만큼이나 뜨거운 빙상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