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창용 "환율, 안심 일러…성장·증시 이면에 양극화 우려도" [일문일답]

중앙일보

2026.02.25 22:48 2026.02.25 23:0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K자 성장’ 등 부문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50%)에서 동결한 이유를 밝히면서다. 이 총재는 환율과 주택시장의 불씨도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Q : 7인의 금통위원 한 명당 점 세 개로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표현했는데, 분포가 어떤가.
A : 2.5%에 16개의 점이 찍혔고 2.25%에 4개, 2.75%에 1개의 점이 찍혔다. 오늘 이 시점에서 볼 때는 적어도 6개월 사이 올리거나 내릴 가능성이 적다고 해석할 수 있다.
A : 금리 인하를 전망한 경우에는 K자형 회복이기 때문에 성장을 지원할 필요가 있고, 환율과 집값이 안정될 거란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다. 2.75%에 찍힌 점은 환율이나 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3개월 후 전망에 대해서는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한 위원은 없었다.
김경진 기자


Q :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A : 최근 정부 정책 이후에 서울 주택가격 오름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변화가 장기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수요를 통제하는 거시건전성 정책 등과 함께 공급 정책, 세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서울로만 오면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해결이 안 된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정책을 굉장히 일관적으로 오랫동안 집행해야 한다.
A : 부동산 대출로 인해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나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기 때문에 이를 줄여야 한다는 게 한은의 견해다. 부동산에 대한 세제도 다른 데보다 낮으면 자금 쏠림 등 비생산적인 부분을 해결할 수 없다는 건 오래전부터 말씀드렸다.


Q : 고환율(원화가치 하락) 부담은 덜었다고 봐도 되나.
A : 최근 환율이 내려가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주식에 대한 우려로 인한 영향, 관세 정책에 대한 미 대법원 판결 영향, 일본 재정정책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지난해 11~12월은 국내 요인에 따라 환율이 움직였다면, 올 1~2월은 해외 요인에 의해서 움직인 측면이 크다.


Q : 주식시장이 환율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나.
A : 지난해 말 환율이 1480원대로 왔다 갔다 할 때는 유튜브 등에서 “원화가 휴지가 된다”며 기대가 한쪽으로 쏠려 있어서 마음이 되게 안 좋았다. 그때 내국인 해외 투자를 원인으로 지목했다가 저도 비난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개인의 해외 투자가 이전보다 3배 정도 늘어난 건 사실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하면 개인의 해외 투자 규모가 국민연금보다 더 컸다. 특정 계층을 탓하는 것은 아니고, 이런 수급 요인을 비롯해서 환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우리 환율을 이끈 측면이 있다.
A : 올 초에도 개인의 해외 투자 규모는 지난해 10~11월과 비슷하게 크다. 그러나 국민연금에 의한 해외투자 유출이 상당히 줄었고 이것이 (환율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또 환율 하락 기대가 형성되면서 기업들이 달러를 팔기 시작해 수급 요인이 완화되고 있다.
차준홍 기자


Q : 경기 회복 이면에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A : 우선 정보기술(IT) 중심의 경제 성장을 하면서 비(非)IT 부문 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 간극은 앞으로 커질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로는 지금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라가는데 우리 주식 상당 부분은 고소득자와 기관이 소유하고 있다. 주가 상승의 혜택의 정도가 소득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격차다. 재정정책이나 구조조정 정책 등을 통해서 양극화에 대비해야 한다.


Q :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A : 최근 주가가 올라간 것은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개선 노력에 더해서 다양한 업종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한 영향이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이 속도가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빨라서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차입투자)가 많이 늘어나게 되면 변동성에 취약하다.


Q : 6개월 후 금통위원 금리 전망을 점도표로 처음으로 제시했는데, 지속 가능한가.
A : 제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숙원 사업으로 끌어왔다. 정보를 많이 가진 한국은행이 비난이 두려워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있으면 시장이 신호등 없이 움직이는 것과 같다.
김영옥 기자



오효정([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