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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대장’ 황유민도 움찔했다…“거리 좀 낸다고 말도 못 꺼내요”

중앙일보

2026.02.25 22:59 2026.02.2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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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민이 2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고 밝게 웃고 있다. 고봉준 기자
샷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버티는 골프로 타수를 지켰다. 그렇게 찾아온 단 한 번의 찬스. 3연속 버디로 이날 경기의 아쉬움을 모두 달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당돌한 신인’ 황유민(23)이 아시안 스윙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황유민은 2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에서 열린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 선두권을 이뤘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까지 공동 6위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인 유해란(25)은 공동선두로 치고 나갔다.

2003년생 황유민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돌격대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프로필상 신장과 체중은 각각 163㎝, 55㎏. 그러나 아담한 체구라고 얕봐선 안 된다. 평균 250야드를 거뜬히 날리는 장타자다. 2023년 데뷔 이래 매년 1승씩을 올릴 만큼 승부사적 기질도 있다. 지난 10월에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을 제패해 올 시즌 LPGA 투어 직행 카드도 따냈다.

이렇게 해외 진출을 확정한 황유민은 일단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미국 본토에서 열린 개막전(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최근 2년간 우승자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이어 이날 역시 1라운드를 선두권으로 출발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경기 후 만난 황유민은 “사실 최근 들어 드라이버와 아이언 모두 샷 감각이 좋지 않다. 자신감이 있는 상태도 아니다. 원하는 대로 공이 가지 않는다”고 어두운 표정을 먼저 지었다. 그러면서도 “오늘은 다행히 위기를 극복하는 세이브 상황이 많이 나왔다. 그나마 숏게임이 괜찮아서 전반을 이븐파로 지켰다. 그런 부분이 후반 3연속 버디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1번 홀(파4)에서 출발한 황유민은 전반에는 버디가 나오지 않았다. 타수를 줄일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았고, 오히려 보기를 적을 뻔한 위기를 힘겹게 넘기는 장면이 여럿 나왔다. 후반 초반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13번 홀(파5) 버디를 시작으로 파4 14번 홀과 15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순위를 끌어올렸다.

황유민이 2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치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고봉준 기자
황유민은 “13번 홀에선 세컨드 샷이 220m 정도 남았다. 왼쪽 러프이기는 했지만, 핀 공략이 가능해 3번 우드를 잡았다. 14번 홀에선 105m짜리 웨지샷이 컵 4m 옆으로 떨어져 버디를 추가했고, 167m 거리의 15번 홀은 6번 아이언을 잡고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 코스는 처음인데 홀별 거리가 결코 짧지 않다. 페어웨이도 좁은 홀이 많아 티샷 역시 쉽지 않다. 페어웨이를 놓치면 경기가 매우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사실 황유민은 KLPGA 투어에선 거리로는 누구에게도 쉽게 뒤지지 않는 선수였다. 2023년 데뷔와 함께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위(257.17야드)를 차지했고, 이듬해에도 4위(253.76야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함께 짝을 이룬 가비 로페스(33·멕시코), 브룩 매튜(28·미국)에게 티샷 비거리에서 밀리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황유민이 2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 1라운드 11번 홀 티샷을 앞두고 코스를 바라보고 있다. 고봉준 기자
황유민은 “여기에선 거리가 좀 나간다고 말도 못 꺼낸다. 평균에서 조금 더 보내는 정도라고 느낀다. 압도적인 거리로 코스를 공략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고 멋쩍게 웃었다.

평소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게임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황유민. 올해 LPGA 투어 데뷔를 앞두고 특별한 응원을 받았다. 바로 이 분야의 살아있는 전설인 페이커(30)와의 깜짝 만남에서였다. 둘을 모두 후원하는 왁티의 주선으로 지난달 자리가 마련됐다. 황유민은 “내 소개를 먼저 하고, 정말 팬이라고도 말씀드렸다. 페이커 선수 역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고 활짝 웃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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