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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딸 주애 위해 비켜섰다…北 '무기 실종' 수상한 열병식

중앙일보

2026.02.25 23:15 2026.02.2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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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연설에서 "우리 무력은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다"며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해서도 즉시에 처절한 보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9차 당대회를 기념해 진행한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과시하는 듯한 의전 속에 등장했다.

26일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주애는 전날 열린 야간 열병식에 어머니 이설주와 함께 참석했다. 눈길을 끈 것은 주애의 동선과 옷차림이다. 김정은과 똑같은 가죽 재킷 차림으로 등장한 주애는 행사장의 계단을 내려올 때 정중앙을 차지했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한 김정은이 오히려 우측으로 비켜선 모습이었다. 물론 주애가 한 걸음 물러서 있긴 했으나, 최고지도자를 중심에 두는 북한의 의전 관례를 고려할 때 상징적인 연출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런 장면은 정보 당국의 판단과 궤를 같이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2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주애가 후계자 수업 중이란 기존 판단을 넘어 사실상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섰단 분석을 보고했다. 주애가 단순히 행사에 동행하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시책 집행에 의견을 개진하는 등 실질적인 역할이 커졌다는 게 국정원의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주애의 입지를 과시하는 듯한 장면을 지속해서 공개해 왔다. 주애는 지난해 9월 김정은의 방중 길에 동행한 데 이어 11월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에서는 김정은과 나란히 가죽 롱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비행을 참관했다. 지난 1월 1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는 아예 참배 행렬 맨 앞줄 정중앙에 선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북한은 아직 주애의 이름이나 공식 직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2024년부터 주애를 향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의 수식어 ‘향도’(嚮導)를 사용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애를 상징하는 ‘새별’이라는 명칭을 딴 대규모 건설 사업까지 끝마쳤다.


북한이 25일 제9차 노동당 대회 폐막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연설에서 "우리 무력은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다"며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해서도 즉시에 처절한 보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한편, 이번 열병식에선 이례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신형 무기체계가 단 한 대도 동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에 따르면 2015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이후 13차례 열병식 중 장비가 등장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우크라이나 파병 부대인 ‘해외작전부대종대’를 비롯해 총 50개의 도보 종대(약 1만 5000명)와 비행종대 등 군 병력 위주로만 행렬이 꾸려졌다. 이를 두고 ‘3말 4초’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무력시위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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