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무효로 판단한 이후, 관세 환급을 요구하는 기업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송에 나선 기업은 최소 18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 이후에만 페덱스를 비롯한 수십 개 기업이 환급 소송에 추가로 합류했다. 판결 이전에도 코스트코 홀세일, 굿이어 타이어 앤드 러버, 반스 앤 노블 퍼처싱 등 주요 기업들이 이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펜실베이니아대 ‘펜-와튼 예산 모델’(PWBM) 연구진은 관세 환급 요구액이 총 1750억달러(약 25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환급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 매슈 셀리그먼은 이번 사안을 “석면 소송에 비견될 규모”라고 표현하며, “모든 사건이 거의 같은 시점에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법원 제출 자료에서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최소 30만1000명의 수입업자가 무효화된 관세의 적용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에는 해외 직구를 한 개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급 소송은 뉴욕 소재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맡고 있으며, 현재는 대법원 심리와 관련해 절차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환급 여부와 범위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다소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 상고심 이전 하급심에서는 행정부 측 변호사들이 위법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자를 포함해 환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환급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았다며 장기 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법원 결정을 따르겠지만 판단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법조계에서는 낙관적으로 1~2년 내 환급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소송 규모와 쟁점의 복잡성을 감안하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