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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통합 찬성’ 野 당론 정했지만…“필리버스터 불가피” 반발

중앙일보

2026.02.2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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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TK통합 관련 대구경북 의원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경북(TK) 행정 통합 특별법안 처리를 놓고 국민의힘 TK 의원들이 26일 찬반 투표 끝에 통합안에 찬성키로 정했다. 6·3 지방선거 전 행정 통합의 불씨를 살렸지만 일부 경북 의원들은 “필리버스터가 불가피하다”(김형동 의원)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처리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소속 TK 의원 25명은 이날 국회에서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TK 통합법안 처리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TK 의원끼리도 의견이 엇갈리자 하나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대구 의원 12명은 별도 투표 없이 전원 찬성 입장을 냈다. 반면 경북 의원 13명은 무기명 비밀 투표를 진행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경북도당위원장인 구자근 의원은 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경북 의원들이 많은 얘기를 한 뒤 투표를 진행했다”며 “결과적으로 찬성이 우세해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찬반 명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경북 북부 지역 의원 3명(박형수·김형동·임종득) 등 반대 표도 적잖게 나와 가까스로 찬성 입장으로 정리됐다고 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공을 넘겨 받은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2월 국회 회기 중 TK 통합법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TK 특별법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내부 입장이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는 이유로 처리가 보류됐다. 원내 지도부 인사는 “더불어민주당과 행정 통합법 관련 논의를 곧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북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게 일면서 내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형동(예천-안동·재선) 의원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법엔 지방자치단체를 분할·합병할 경우 지방의회 의견을 청취하거나 주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며 “(TK 통합법은) 이런 법적 취지와 절차적 요구에 충실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경북 지역의 다른 의원도 “지역에 대한 구체적 지원 내용이 담기지 않는 빈깡통 법안을 충분한 숙의없이 통과시키는 이유가 뭔가”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통합 논의가 정치적 이해관계 문제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남 중진 의원은 “큰 도시인 대구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구 의원들은 찬성하는 것”이라며 “반면 인구 소멸 지역인 경북 북부는 소멸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지리적으로 대구와 가까운 경북 남부는 비교적 이점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해 입장이 갈린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수석부대표실에 마련된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찬반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지방선거 출마자의 정치적 셈법까지 맞물리면서 사안은 더 복잡하게 꼬였다. 당내에선 TK 통합이 이뤄질 경우 경북 울진 출신인 주호영 의원과 현역 경북지사인 이철우 지사가 경선에서 유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남 재선 의원은 “주 의원은 경북 지역의 확장성을 토대로 판세를 뒤집기 위해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 지사는 윤석열 정부 때부터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함께 행정 통합을 추진해온 만큼 치적을 만들기 위해 통합 이슈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했다. 경북 지사에 도전하는 김재원 최고위원과 최경환 전 의원 등 다른 후보군은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대구시의회가 “졸속적인 대구·경북 행정 통합 강행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구 국회의원들과 정반대 입장을 낸 것도 계산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구시의회 자리가 33석이고, 경북도의회가 60석이기 때문에 통합 시 대구시의회가 주도권을 뺏길 수 있어 반대하는 것”이라며 “결국 밥그릇을 누가 차지하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대구·경북 통합 문제로 파열음을 내고, 일부는 얄팍한 자기 정치에만 매몰돼 있다”며 “그들(민주당)의 이간계에 스스로 걸려드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은 실제로 국민의힘의 내홍을 파고 들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7일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정 대표는 전날 TK 통합법이 보류된 데 대해선 “대구·경북 성난 민심의 철저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며 국민의힘 책임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과거 대구에서 김부겸 전 총리 등을 당선시켜본 경험이 있는 민주당이 이번에도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장동혁 체제로 치르면 경북지사 한 사람 당선될 것이다. 그리고 전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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