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6300선을 밟으며 연일 질주하는 가운데, 코스닥은 상승 흐름을 좀처럼 못 따라가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싸다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은 실제 몸값보다 비싸다는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20.73%인 반면, 코스닥은 3.37%에 그쳤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97% 오른 1188.78에 마감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652조원으로, SK하이닉스 시가총액(781조원)에도 못 미쳤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대표 상품인 ‘KODEX 코스닥150’ 상장좌수는 최근 한 달(1월 26일~2월 26일) 1억1010만좌에서 3억6980만좌로 236% 급증했다. 상장좌수는 거래소에 상장돼 유통되는 ETF의 총 수량으로, 발행주식수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부의 ‘코스닥 3000’ 목표 제시 이후 어떻게든 목표를 달성할 거란 기대심리에 지난달 말부터 ETF로 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ETF 가격이 지수를 역전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날 KODEX 코스닥150의 괴리율(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은 0.47로, 2024년 12월 12일(0.91)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ETF의 괴리율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ETF의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며, 시장의 과열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정책 기대감만으로 지속적인 지수 상승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와의 격차를 줄이려면 펀더멘털(기초체력)에서의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며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이 결국 기업 이익 개선과 수익성으로 이어져야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코스피보다 높다. 실적 대비 주가가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닥 12개월 선행 PER은 29.2배로, 코스피(10배)를 크게 웃돈다. 코스닥 5년 평균(18.4배)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PER이 높다는 것은 기대가 주가에 먼저 반영됐다는 뜻으로, 향후 실적이 시장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주가도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경고가 함께 나오는 이유다.
동전주 등 종목이 과도하게 많다는 점도 코스닥을 가로막는 고질적 병폐다. 이날 코스닥 상장 종목 수는 1789개로 코스피(836개)의 두 배를 넘는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도 코스닥이 171개로 코스피(50개)의 세 배를 웃돈다. 정부는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 관리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치로 상장폐지될 기업이 코스닥에서만 150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코스닥은 변동성이 큰 만큼 지수에 대한 맹목적 투자에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지수 추종보다는 업종·종목 선별 전략이 필요하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이 정체된 기계 업종과 ROE 전망이 급락한 정보기술(IT) 가전은 비중을 축소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