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코스피 6300 잔치 와중에… 외인 13조 짐 싸서 떠났다 왜

중앙일보

2026.02.26 01:08 2026.02.26 02:2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코스피가 사상 첫 6300선을 밟으며 전무후무한 ‘불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팔고 떠나고 있다. 외국인 수급은 향후 코스피 추가 상승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종가가 게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3.41포인트(3.67%) 오른 6307.27로 마감했다. 뉴스1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3.41포인트(3.67%) 오른 6307.27에 거래를 마쳤다. ‘꿈의 지수’ 6000선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200포인트 넘게 키를 키웠다. 개장 전 공개된 미국 기업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의 영향으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가 각각 7% 넘게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기업은 세계적으로 13곳뿐인데, 이날 월마트ㆍ일라이릴리를 제치고 12위로 올라섰다. 현대차(6.47%)와 기아(5.0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강세였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가 조용히 발을 빼기 시작했다. 지난 13일부터 7거래일 연속 ‘팔자’(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날 하루만 외국인은 2조1077억원 순매도했고, 개인(6588억원)과 기관(1조2451억원)이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를 떠받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지난 2~26일) 코스피 시장에서 13조402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6조3330억원, 기관은 4조8050억원 매수 우위였다. 반도체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았다. 삼성전자를 10조원 이상, SK하이닉스는 5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대부분이 반도체와 자동차에 몰린 점을 감안하면 연초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김영옥 기자
가파른 상승세에 외국인 매도세가 더해지며,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고점에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외국인의 전면 이탈로 보긴 이르다는 분석이 앞선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올 1~2월 누적으로 33억 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유입액(18억 달러)에 2배 가까이 된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미국 증시 조정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 매도 기조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외국인이 주가가 많이 올랐던 반도체 주를 팔고, 다른 제조업ㆍ하드웨어를 순매수하는 움직임”이라며 “외국인의 순환매 흐름이지 순매도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짚었다. 한지영 연구원은 "단순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의 패시브 수급 유입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투자 비중 조정) 여부도 중장기 변수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평가액이 큰 폭으로 늘어, 국내 투자 비중 제한선을 이미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달 심의·의결한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개선방안'에서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한 상황이라 당장 리밸런싱에 나설 여지는 작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서학 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의 투자열기는 다소 식는 분위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24일 기준 1649억 달러로 지난달(1680억 달러)보다 약 30억 달러 줄었다. 원·달러 환율이 25일부터 1420원대로 내려온(원화값 상승) 데에는 이들이 국내 증시로 유턴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증시의 강세에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매력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