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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UAE, 92조원 방산·투자 합의…강훈식·칼둔 ‘두쫀쿠 외교’

중앙일보

2026.02.26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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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650억 달러(약 92조원) 규모의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맨시티(맨체스터시티 FC) 회장’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특사 외교가 이뤄낸 성과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왼쪽),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오른쪽). [사진 강훈식 실장 페이스북[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1박 3일간 UAE 순방을 마친 강 실장은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예방해 방한을 요청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며 “UAE의 한국 담당 특사 칼둔 청장과도 3차례에 걸쳐 밀도 있는 대화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이어 “양국은 방산 분야에서 350억 달러(약 50조원), 투자 분야에서 300억 달러(약 42조원)를 합쳐 650억 달러 이상의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대 성과는 방산 분야에서 통합방공무기, 첨단항공전력, 해양전력 등 350억 달러의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확정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UAE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정부는 방산 수출 사업 규모를 ‘150억 달러 이상’이라고 밝혔는데, 그 규모가 35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양국은 이런 내용을 담은 ‘방산 협력 프레임워크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그동안 정부는 UAE와의 방산 협력 프로젝트를 확정 짓는 데 공을 들였다. 중동 국가들의 무기 체계가 상당히 노후화된 상황에서, 한국으로서는 중동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트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방산 협력은 안보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국가 간의 최고 수준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며 “정부는 이번 MOU가 최종 계약까지 이어져 양국 국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UAE와 방산 협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300억 달러(약 42조원) 규모의 투자 협력도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백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공동선언에서 방산, 인공지능(AI), 원전, 문화 등 전략협력 분야를 설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전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강 실장은 “바라카 원전을 통해 쌓은 협력 경험을 토대로 핵연료 공급, 원전 정비 역량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제3국 공동 진출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합의를 이끈 건 강 실장과 칼둔 청장의 3차례 만남이었다. 두 사람은 25일(현지시간) 오전 3시간 남짓 회의를 했고, 같은 날 저녁엔 라마단 기간의 저녁 식사 ‘이프타르’를 함께 했다. 강 실장이 모하메드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도 칼둔 청장이 배석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칼둔 행정청장에게 ‘두쫀쿠’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강 실장은 26일 SNS에 칼둔 청장을 “형제 칼둔”이라 호칭하며 “이프타르 자리에 초대된 손님은 달콤한 후식을 가져가는 것이 예의라는 소리를 듣고 야심 차게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와 한과를 준비했다”고 적었다. 지난달 칼둔 청장 역시 이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예방한 자리에서 “제가 형님처럼 생각하는 강 실장과 긴밀하게 협의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었다.

한·UAE 양국은 방산 분야 외에도 AI, 첨단기술, 문화·교육·보건의료·푸드 등 분야에서 격주 단위 분야별 워킹그룹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3~4월 중 재차 방한하는 칼둔 청장과 양국 협력 진전 상황을 상호 점검한 뒤, 모하메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강 실장은 “한·UAE 간 300억 달러 투자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5월쯤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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