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팀 박살나는데 손흥민 유니폼 '구걸'... 폭풍 비난에도 행복한 수비수, "내 꿈이자 완벽한 우상"

OSEN

2026.02.26 06:5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이인환 기자] 팬들의 거센 분노가 폭발했지만 당사자는 신났다.

LAFC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6시즌 메이저리그사커(MLS) 개막전에서 인터 마이애미를 3-0으로 완파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날 경기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메가급 이벤트였다. 잉글랜드 무대를 떠나 LAFC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 잡은 손흥민과, 인터 마이애미를 이끄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마주한 것은 각각 토트넘과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지난 2018년 12월 챔피언스리그 무대 이후 무려 5년여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의 승부는 생각보다 너무나도 싱겁게 갈렸다. 메시는 90분 내내 LAFC의 거친 압박 수비에 철저하게 고립되며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반면 손흥민은 특유의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손흥민은 전반 38분 환상적인 패스로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3-0 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현지 스포츠 전문 매체 '플래시 스코어'가 "손흥민이 슈퍼스타 맞대결의 최종 승자가 되며 메시를 완벽하게 압도했다"라고 극찬할 만큼 이날 그라운드의 유일한 지배자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그러나 이날 축구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진짜 이슈는 손흥민의 환상적인 경기력이나 메시의 부진이 아니었다.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져야 할 전반전 한복판에서 손흥민을 향한 러브콜이 있었기 때문.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팽팽한 0-0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19분 인터 마이애미의 중앙 수비수 막시밀리아노 팔콘은 자신의 마크맨인 손흥민에게 슬그머니 다가가더니 난데없이 두 손을 모아 간절하게 비는 제스처를 취했다.

팔콘은 전반전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손흥민의 유니폼을 '선점'하기 위해 노골적인 애정 공세를 펼친 것이다. 팔콘의 뜬금없는 부탁에 손흥민이 쿨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팔콘은 세상을 다 가진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활짝 웃어 보였다.

미국 현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된 이 기막힌 장면은 즉각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폭스 사커'를 비롯한 유력 현지 매체들은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상을 조명하며 "팔콘은 혹시라도 뺏길까 봐 경기 후 손흥민과 유니폼 교환을 일찌감치 확정해야만 했다"라며 조롱 섞인 코멘트와 땀 흘리며 웃는 이모지를 덧붙였다.

당연히 인터 마이애미 팬들의 분노는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마이애미 현지 팬들은 "여기가 팬미팅 현장인가 프로 경기인가", "무실점 수비보다 유니폼 쇼핑이 더 중요한가", "메시라는 최고의 동료를 두고 상대 팀 에이스에게 굽신거리는 꼴을 참을 수 없다"며 융단 폭격을 가했다.

쏟아지는 비난 폭격 속에서도 팔콘은 당당했다. 그는 소속팀의 치욕적인 대참사보다 손흥민의 유니폼을 얻어낸 기쁨이 더 큰 듯했다. 결국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 터널에서 끈질기게 손흥민을 기다린 끝에 뜨거운 포옹과 함께 기어코 유니폼을 손에 넣은 팔콘은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팔콘은 "손흥민이 얼마나 위대하고 훌륭한 선수인지는 굳이 내 입으로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나와 내 아내는 아주 오래전부터 손흥민의 열렬한 팬이었다"라며 자신의 기행이 가족적인 '팬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팔콘은 "손흥민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다. 경기 중 나의 무례할 수도 있는 부탁에도 전혀 문제없다며 흔쾌히 답해줬고, 경기가 끝난 뒤 유니폼을 건네며 먼저 포옹까지 해줬다"라며 흥분된 어조로 미담을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경기장 주변의 어린아이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따뜻하게 챙겼다. 가끔은 손흥민처럼 위대한 선수들의 진가를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느낄 때가 있다. 메시와 함께 MLS의 수준을 통째로 끌어올리는 위대한 선수들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것은 축구 선수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라고 강조했다.

팬들의 비난 속에서도 '성덕(성공한 덕후)'이 되었다며 아이처럼 기뻐하는 팔콘을 통해 손흥민의 위대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