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고교의 정장형 교복을 폐지하고 생활복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교복 가격과 공급업체를 모두 조사해 가격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6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에선 이런 내용의 ‘교복 가격·학원비 개선 및 관리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학부모 사이에 높은 가격과 낮은 실용성으로 비판받는 교복을 정부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대상 1호’로 정하면서 마련됐다. 앞서 12일 이재명 대통령은 본지 관련 보도(2월 12일)를 언급하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정장형 교복을 폐지하고 생활복·체육복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현재 대다수 학교는 셔츠, 조끼, 재킷, 정장 바지 또는 치마로 구성된 정복과 티셔츠, 야구점퍼 등의 생활복·체육복을 혼용한다. 정장형은 교육청 지원금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학생들이 실제 즐겨 입는 생활복·체육복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서 학부모들이 추가 구매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 중·고교 712곳 중 74.4%(530개)가 생활복과 정장형을 함께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학교들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교복 형태를 바꾸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교복 유형 결정은 학교운영위원회 의결과 학칙 개정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 내에 생활복·체육복을 포함한 ‘품목별 상한가’를 정하기로 했다. 현재 교복 상한가(34만4530원)엔 생활복·체육복이 제외돼 있다.
학생·학부모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홍모씨는 “아이 중학교 때 40만원 가까이 들여 교복(정복)을 샀지만 3년 중에 입학식, 졸업식, 졸업 사진 찍을 때 등을 빼곤 입은 날이 그다지 없었다”며 “정복이 폐지되면 그 지원금으로 생활복을 살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정복 대신 체육복, 후드집업 등 생활복 형태의 교복으로 바꾼 경기 김포 운양중은 1인당 지원금(40만원) 내에서 동복, 하복, 체육복을 모두 해결했다. 강용수 교사는 “편의성, 가격 모두 기존 정복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사가 긴 일부 사립학교에선 불만도 나온다. 서울 강남권의 한 고교 교장은 “교복은 학교의 전통과 학생의 자부심을 상징한다”며 “이미 야구점퍼나 후드로 된 편한 교복이 있는데도 아예 정복을 없애는 건 재학생이나 동문, 학부모 모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