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일주일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이 선발진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일본전 선발로 유력해 보였던 베테랑 투수 류현진(39·한화 이글스) 기용 방식이 변화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합동 훈련 중인 WBC 대표팀은 지난 25일까지 네 번의 연습경기를 치렀다.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소형준(KT 위즈), 21일 한화 이글스전에 류현진, 23일 한화전에 곽빈(두산 베어스), 24일 KIA 타이거즈전에 고영표(KT)가 선발 등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5일 시작하는 WBC 1라운드에서 체코(5일), 일본(7일), 대만(8일), 호주(9일)를 차례로 만난다. 이로써 WBC 1라운드 선발 로테이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난 거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연습경기 첫 턴 결과를 놓고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이 마라톤 회의를 거듭했다. 그 결과 주요 경기 투수 운영 계획에 변동이 생겼다. 26일 가데나구장에서 만난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투수 쪽에 약간의 변화를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계속 준비했던 플랜이 있는데, 또 다른 방향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과의 다섯 번째 연습경기엔 소형준이 예정대로 선발 등판했다. 그는 1회 2점을 내주긴 했지만, 곧 안정을 찾고 나머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소형준과 '1+1'을 이룰 롱 릴리프 정우주(한화)도 3이닝을 피안타 없이 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안정감을 뽐냈다. 류 감독은 "소형준은 자신만의 페이스가 있다. 이닝을 끌고 가는 리듬이 있다"고 호평했다.
다만 그다음 순서에는 변화가 생겼다. 류현진의 등판이 예정됐던 27일 KT전엔 송승기(LG)가 선발 등판해 3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류 감독은 "류현진은 이날 두 번째 투수로도 나오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류현진의 향후 등판 일정이 달라졌다는 암시다. 한국 야구가 WBC 1라운드를 통과해 본선 라운드에 오르려면, 세 번째 상대인 '숙적' 대만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에이스 곽빈의 대만전 선발 등판은 여전히 유력하지만, 그 후의 로드맵은 현재 류 감독과 코칭스태프 머릿속에 있다.
대표팀은 일단 KT전을 끝으로 오키나와 연습경기 일정을 마친 뒤 28일 일본 본토로 건너간다. 이어 다음 달 2일과 3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오릭스 버팔로스와 각각 연습경기를 치른다. 한국계 메이저리그 투수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은 이때 대표팀에 합류해 '완전체'를 이룬다.
류 감독은 "한신전 선발은 (곽빈이 나서는 순서) 그대로지만, 3일 오릭스전 선발은 (고영표가 아니라) 이전 로테이션과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남은 연습경기에서 나오는 투수들을 보면 향후 방향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