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일부를 위한 특권이 아니라 누구나 매일 쓰는 기본 인프라가 돼야 합니다.”
노태문(사진)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사장은 25일(현지시간) 갤럭시S26 시리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 직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갤럭시 AI를 소수 얼리어답터(빠른 사용자)의 기술이 아닌, 대다수 이용자의 일상에 녹이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다.
AI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운 삼성전자의 이번 갤럭시 언팩은 기술 과시보다 ‘일상 속 사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노 사장은 “모바일 사용자 81%가 AI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85%는 사용이 어렵다고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AI가 진화할수록 사람들이 일상에서 얼마나 쉽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조용히 사용자를 돕는 경험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대중화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노 사장은 “지난해까지 약 4억대의 갤럭시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했으며 올해는 이를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웨어러블 등 올해 출시되는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AI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갤럭시S26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 삼성전자 엑시노스2600을 적용한 배경도 설명했다. 업계에선 엑시노스의 과거 발열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노 사장은 “플래그십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성능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 지역별 사용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랜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이번에는 엑시노스가 기대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3년간 이어온 가격 동결 기조가 깨진 점도 눈길을 끈다. 갤럭시 S26 울트라(256GB)의 출고가는 179만7400원으로, 전작보다 9만9000원 올랐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원가 상승 압박 속에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관리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AP 등 주요 부품을 두고 오랜 기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행사장은 전 세계에서 모인 기자와 인플루언서 1400명으로 가득 찼다. 행사 연출을 맡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총감독 매기 강도 현장을 찾았다. ‘갤럭시 버즈4 프로’ 소개 영상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등장하자 객석 한편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현장에서 제품을 직접 살펴본 브라질 IT 매체 기자 월러스 모트는 “삼성이 내건 ‘모두를 위한 AI’라는 슬로건이 제품 전반에 잘 녹아 있다”며 “특히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은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