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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화 제의에 핵 위협한 북, 국민 공감 대북정책 추진해야

중앙일보

2026.02.26 07:20 2026.02.2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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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제(25일) 막을 내린 노동당 9차 대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을 두고 “서툰 기만극”이라며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핵보유국인 자신들의 안보를 해치는 행위를 할 경우 “한국의 완전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앞서 당 대회 직전엔 대남용 무기인 600㎜ 방사포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남북대화 재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후 정부는 9·19 군사합의 복원과 한·미 연합훈련 축소 실시 등 선제적으로 양보했지만, 김 위원장의 언사를 보면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비핵화 등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는 것은 모든 정부의 책무다. 그러나 정책 추진에 있어 북한의 전략적 입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피스 메이커’, 한국을 ‘페이스 메이커’로 규정한 것은 그런 점에서 냉철한 현실 인식에 따른 실용적 접근이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과의 대화 용의는 언급했다.

그럼에도 최근 정부 일각에서 대북 유화정책을 밀어붙이고,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기존 방침과 배치되는 일이다. ‘말 따로, 행동 따로’는 미국에 불신을 심어주고, 한·미의 대북 협상력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도 우리의 선의를 평화의 신호가 아니라 약점으로 간주할 뿐이다.

특히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 국민적 공감대가 필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대북 유화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를 과연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 대통령은 어제 ‘한술 밥에 배 부르랴’는 옛말을 인용하면서 “대화와 협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신뢰를 쌓으면 결국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뢰 구축을 위해 중요한 건 투입된 시간이나 노력의 정도가 아니라 올바른 정책 방향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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