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가 어제(26일) 열린 ‘가짜뉴스 대응 관련 관계장관 회의’에서 가짜뉴스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고 발본색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정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검찰·경찰까지 동원하겠다고 했다.
김 총리는 “각종 선거나 경선을 앞두고 정부 정책을 호도하고, 정부 인사를 허위 비방하며, 특정 후보자나 정당을 음해하는 가짜뉴스와 흑색선전은 민주주의의 공적(公敵)”이라고 규정했다. 진영 양극화에 편승해 돈벌이를 노린 극우·극좌 유튜버들의 가짜뉴스 장사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동원한 딥페이크 등으로 사실을 교묘하게 날조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런 조짐들이 있으니 정부가 방관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대응의 방향에 편향이 있어서도 안 된다. 만일 온당하게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에도 가짜뉴스 꼬리표를 달아 재갈을 물리고 여론 통제로 이어진다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입틀막’이 될 수 있다. 선거를 맞아 정부·여당의 정책에 대해 국민이 찬반 입장을 분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유독 권력에 불리한 목소리를 겨냥해 ‘정책 호도’나 ‘허위 비방’이라고 엄벌한다면 정상적 여론까지 위축시켜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은 선거 관련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처벌하겠다며 국민투표법 개정안에 ‘국민투표자유방해죄’ 조항을 넣어 선거관리위원회에 과도한 권한을 주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에는 허위·조작 정보를 유통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해 ‘입틀막법’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은 행정력과 입법권을 무기 삼아 자신들에 유리한 억지 여론을 만들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는 자세를 보일 때 진정으로 민심의 지지를 받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