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 추천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뒤통수를 쳤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민주당 몫 고민수 후보자와 국민의힘 몫 천 후보자 추천안이 각각 상정됐다. 고 위원 추천안은 249표 가운데 찬성 228명, 반대 17명, 기권 4명으로 통과됐지만 천 위원 추천안은 찬성 116명, 반대 124명, 기권 9명으로 찬성이 과반에 못 미쳐 부결됐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양당이 격앙된 상황에서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게 “야, 인마”라고 외친 게 기름을 부었다. 박충권 의원이 박선원 의원에게 다가가 “야, 인마
?”라고 되물었고, 그런 직후 여야 10여 명이 뒤엉키며 충돌이 거칠어졌다.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박선원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우 의장은 “박선원 의원에게 비속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면서도 “사과는 징계의 한 종류다. 의장이 일방적으로 사과를 요구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하고, 이게 나라냐” “부끄러운 줄 알라”며 항의를 지속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 향후 국회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며 “여야가 합의해 놓고도 처리하지 않고 뒤에서 부결시킨다면 국회에서 의안·법안을 합의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에서 인정하는 각 정당의 인사 추천권을 완전히 형해화하고 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향후 행동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인 천 후보자는 보수 성향 인터넷 매체 펜앤마이크 대표를 지냈다. 그런 천 후보자에 대해 반대 당론을 정한 조국혁신당은 본회의 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추천안 가결을) 저지할 것”이며 “내란 동조자를 추천한 것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추천 인사를 부결시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9월엔 민주당이 추천한 이숙진 국가인권위원 후보자 선출안만 가결되고 국민의힘이 추천한 한석훈 후보자 선출안은 부결됐다. 지난해 8월에도 국민의힘 추천 몫 국가인권위원 2인 선출이 무산됐다.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강행 처리 절차가 시작돼 여야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부결 사태가 더해지며 정국은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