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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무패 흑자' 자랑은 생략한다…마이다스가 찍은 유망섹터

중앙일보

2026.02.26 12:00 2026.02.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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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he House

신진호 마이다스에셋 대표(아랫줄 가운데)는 “수익률로 칭찬·비난하지 않는 문화”를 강조했다. 강정현 기자
외환위기로 빈사 상태였던 한국 경제가 기사회생한 1999년. 코스피는 그해 첫날을 587.57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날은 1028.07로 마쳤다. 구조조정으로 부실 기업이 쓰러졌지만, 동시에 한국이 새롭게 일어설 거란 기대감에 시장엔 돈이 몰려들고 있었다.

파생상품을 연구하던 장순영(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회장) 한양대 교수에게 1999년의 혼란은 기회로 보였다. 한국에 파생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투자회사가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사업가와 지인들의 투자금을 모아 자산운용사를 열었다. 당시만 해도 드물었던 ‘수학’에 기반한 거래를 하던 회사는 이후 지난해까지 26년간 변덕스런 시장에서 단 한 해도 빠짐없이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독립계 운용사 최대인 35조원을 굴리는 ‘조용한 큰손’,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시작이었다.

신진호 현 마이다스에셋 대표는 초창기 회사 모습을 “대학교 투자 동아리 같았다”고 기억했다. 때때로 임원이 가져온 수학 문제로 직원들이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대학교수가 세운 회사다운 풍경이었다. 학생들처럼 모여 최신 트렌드와 투자 기법을 공부하는 문화는 곧 마이다스에셋의 철학이자, 최대의 강점이 됐다. 다음은 신 대표와 일문일답.


Q : 운용 철학은.
A :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리서치(연구) 프로세스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다른 하우스보다 멋은 없을지 몰라도, 우리의 핵심은 리서치고, 세상에 맞춰 발전시키면 수익률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변화무쌍한 한국 시장에서 한 가지 원칙과 전략을 고집할 수는 없다.”

김주원 기자

Q : 최대 규모의 독립 운용사인데. 유명하지는 않다.
A : “자랑하지 않는다는 문화가 있다. 수익률 같은 걸 광고하지 않는다. 특히 단기 성과는 더더욱 자랑하면 안 된다. 내부에서도 수익률이 높다고 칭찬하거나 저조하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동아리 선후배처럼 도와가며 장기 수익률을 높이려 한다.”


Q : 그래도 펀드매니저는 수익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A : “운용을 하다 보면 수익이 좋아서 더 욕심을 내고 싶을 때가 있다. 우리는 바로 그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판단한다. 수익이 너무 좋으면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뭔가 바꾸려고 한다. 반면 성과가 나쁠 땐 크게 바꾸지 않는다. 홈런보다 꾸준히 안타를 치기 위해서다.”

마이다스에셋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대기업이나 은행 뒷배가 없는 신생 독립 운용사가 자금을 유치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다스는 장기 성과로 증명하는 펀드 상품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2009년 내놓은 ‘책임투자펀드’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투자자가 찾는 명실상부 대표 상품이다.


Q : ‘책임투자펀드’의 장기 성과 비결은.
A : “사회적 책임, 이른바 ESG에 투자하는 펀드인데 우리가 ‘책임지고 운용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시대 변화를 읽고 E(환경), S(사회적 가치), G(지배구조) 각각의 비중을 조정하면서 초과 수익을 낸다. 예를 들어 친환경이 각광 받을 때는 전기차·2차전지 같은 E 관련주 비중을 늘리고, 근로자 정책이 주목 받는다면 S에 초점을 맞춘다. 변화를 먼저 읽는 게 핵심이다.”


Q : 변화를 읽는 비결은.
A : “결국은 리서치다. 우리는 주말에도 집중적으로 연구해 월요일 아침이면 이번 주의 핵심을 담은 두꺼운 자료를 내놓고, 수시로 토론한다. 매니저들은 가치주, 성장주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유연한 분위기라 부침을 덜 겪고 시장 변화와 주도주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Q : 국내 증시 전망은.
A :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기업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면서 지수는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거다. 인공지능(AI) 발전에 가속이 붙으면서 산업 분야마다 급진적 변화에 불안감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기업 매출 증가와 비용 감소로 귀결될 거라 본다. 빠른 주가 상승에 대해 경계의 시선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지만, 코스피 5000까지 상승은 실적 추정치 상향을 따라간 수준 정도다. 최근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은 초중반 단계일 뿐이다. 앞으로 자본 소득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건 어느 정도 정해진 미래라고 생각한다.”


Q : 유망 섹터는 어디라고 보나.
A : “반도체는 향후 1~2년간 큰 변수 없이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다. 주가 상승이 가팔랐지만, 여전히 조정될 때마다 좋은 투자 대안이다. 주식 시장이 꿈을 먹고 산다는 관점에선 휴머노이드, 우주 관련주가 여전히 초기 단계다. 반도체 장비나 바이오 업체 등 긴 호흡이 필요한 업종도 빛을 발할 시간이 다가왔다. 증권주 역시 자본소득 시대에는 긴 호흡으로 투자할만하다.”

김영옥 기자

Q : 개미 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
A : “우리의 장점이 유연함인 것처럼 개인도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수익이 많이 났다면 겸손하게 일부 매도해 쌓아둬야 하고, 손실이 난다면 인정하고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잃지 않는 것’을 투자의 우선순위로 두면 좋겠다.”

☞더하우스(The House)=오직 ‘최고의 투자를 해보겠다’는 신념을 밑천 삼아 한국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주역을 만나봅니다. 이제껏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는 창업자들의 이야기와 수익 비결을 파헤칩니다.



남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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